"어머! 이 보험사 약관 참 쉽게썼네요"
보험개발원, 동부-알리안츠 "가장 쉽게 썼다"
소비자가 보험상품 약관을 이해하기 쉽게 쓴 생명보험사로 동부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이 꼽혔다. 손해보험사 중에는 삼성화재·MG손보·KB손보 등이 '쉬운 약관'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19일 보험개발원이 금융위원회 위임을 받아 생보사가 판매하는 질병보험·상해보험·간병보험 등의 제3보험과 손보사의 재물보험·재산종합보험 등 장기보험상품을 대상으로 시행한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생보사의 경우, 동부생명·알리안츠생명·처브라이프생명·현대라이프생명이 우수 등급인 80점대를 받았다. 교보생명·한화생명·PCA생명·흥국생명·미래에셋생명·KB생명·메트라이프생명·AIA생명은 60점대였다.
손보사에선 삼성화재·MG손보·KB손보·한화손보·농협손보·동부화재의 약관이 70점대를 받았고, 흥국화재·AXA손보·현대해상·더케이손보·롯데손보·ACE손보는 60점대를 기록했다. AIG손보와 메리츠화재는 60점 미만이었다.
업계에선 "분쟁 생길라...법‧의학 용어 고치기 난감"
보험상품 약관은 일반 소비자들이 읽기에 복잡하고 어렵기로 유명하다. 법조·의료 분야의 용어를 약관에 그대로 옮겨 적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보험국장도 약관은 못 읽는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앞서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보험약관을 쉽게 만들도록 유도하기 위해 2011년부터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 제도를 도입했다. 각 보험사별로 신규계약 건수가 많은 보험상품을 1개씩 선택해 9명의 평가위원와 일반 소비자 60명이 이해도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업계에선 보험사별 '약관 난이도'가 주기적으로 공개되면서 더 쉬운 약관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그동안 약관 평가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성적표가 공개되면서 쉽게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보험업계 입장에선 약관에 손을 대는 것 자체가 리스크다. 현재 보험업계가 '자살보험금 논란'의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것도 '자살도 재해로 인정하겠다'는 잘못된 약관을 베껴 쓴 데에서 비롯됐다.
대형 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 약관에 쓰이는 용어 가운데 의학-법 용어를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자칫 모호한 표현이 될 수 있어 분쟁이나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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