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3000만원 가로챈 혐의...버스터미널서 피해자에 걸려
교도소에서 출소한 60대 여성이 자신에게 도움을 준 쉼터 원장 등을 상대로 억대 사기 행각을 벌여 구속됐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서부경찰서는 건어물 가게 운영자금을 빌려주면 높은 이자로 갚겠다고 속여 수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박모(65·여)씨를 잡아 구속했다.
박씨는 지난해 8월3일부터 두 달여 동안 자신을 보살펴준 쉼터 원장과 그의 소개로 만난 노인들, 어물 도매상 등 13명으로부터 2억3000여만원의 금품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사기죄로 복역하다 2014년 10월 출소한 박씨는 서울의 A쉼터에서 생활했다. 쉼터 원장 이모(65·여)씨는 나이가 많고 특별한 직업이 없던 박씨를 도우려 애썼다.
박씨는 "40년간 시장에서 건어물 장사를 해 한 번만 도와주면 삼천포에서 멸치를 사다가 서울 시장에 팔아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며 이씨에게 손을 벌렸다.
이씨는 이 말을 믿고 박씨에게 1000만원을 빌려줬고 쉼터를 운영하며 알게 된 다른 노인들에게도 그를 소개해줬다.
박씨는 또 건어물 매장 업주 행세를 하며 어물 도매상들에게 접근해 생선과 전복, 황태포 등 3000여만원 상당의 어물도 받아냈다.
박씨는 이렇게 모은 2억3000여만원으로 예전에 지고 있던 빚을 갚고 나머지는 생활비로 쓴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그 이후 잠적해버렸다.
경찰이 그의 행방을 6개월간 추적했으나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않은 채 간병인으로 전국의 요양병원을 돌며 숨어다닌 박씨를 찾기는 어려웠다.
박씨의 도주는 그에게 생선을 판 최모씨의 눈에 우연히 띄면서 끝이났다. 최씨는 지난 9일 광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우연히 박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쉼터 원장인 이씨는 조사에서 "10년간 쉼터를 운영해왔는데 이런 일을 당한 것은 처음"이라며 "다른 피해자들로부터 내가 박씨를 빼돌린 게 아니냐는 오해도 받았다"면서 경찰에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