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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지진보험 갈길 멀다


입력 2016.10.03 14:01 수정 2016.10.04 09:53        이충재 기자

지진보험 가입 사실상 전무…"안전하다는 인식 탓"

경주 지진을 계기로 지진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한국형 지진보험'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경주 지진을 계기로 지진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한국형 지진보험'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간보험사의 대응만으로는 지진 피해 규모를 감당하기 어려워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존 풍수해보험을 종합자연재해보험으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해법 가운데 하나로 등장했다.

지진피해에 보험금 받기?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보험으로 보상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재 민간보험사가 화재보험 특약으로 제공하는 지진담보 특약의 경우, 2014년 계약건수와 보험료가 각각 2187건과 8400만원에 불과하다. 화재보험 가입자 중 0.14%만 특약에 가입한 셈이다.

지난해 기준 60.2%인 일본의 지진보험 가입률과 비교하면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다.

국내 보험시장에선 풍수해보험이 유일하게 지진 피해를 보장하고 있다. 2014년 기준 가입 계약이 1만2036건, 보험료는 116억원에 그쳤다. 이 역시 4년 전인 2012년 '풍수해보험법' 개정을 통해 '간신히' 지진 담보를 포함시킨 것이었다.

지진보험 가입 사실상 전무…"안전하다는 인식 탓"

보험업계에서는 낮은 지진보험 가입률에 대해 "우리나라는 지진 피해에서 안전하다는 생각과 무관심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지진 피해에 대한 국민과 보험사 모두 대비가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대형 보험사 한 관계자는 "이번 경주 지진 이후 지진 특약 보험 등 지진 피해보상에 대한 문의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실제 국내 민간보험사는 이번 지진 이후 갑자기 지진 관련 상품 판매를 중단해 뭇매를 맞았다. "영업손실을 따지기도 어렵다"는 게 보험사 측의 설명이다.

현재 삼성화재의 '일반주택화재보험', 동부화재 '프로미라이프스마트가정보장보험', 현대해상 '퍼펙트가드재산종합보험' 등이 특약가입금액 한도에 따라 지진피해를 실손 비례 보상해준다.

"담보 목적물 기업, 공공시설 등 확대해야"

더욱이 우리나라 대부분의 건축물이 내진설계가 돼있지 않아 지진 발생 시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문제는 여기에 보험을 통한 보상 시스템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최창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한국의 지진리스크' 세미나에서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나 내진설계가 미비한 건물을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 차원에서 풍수해보험을 지진 리스크 관리에 효과적으로 활용되도록 종합자연재해보험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도 했다.

보험의 담보목적물을 중소기업, 공공시설물, 소상공인, 일반건물 등으로 확대하고 다양한 자연재해 손해를 담보에 추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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