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조만간 복지부 장관 정관 변경 허가 요청 예정
바이오산업 떠오르며 "시대 반영한 협회명 변경해야" 지적 잇따라
협회, 조만간 복지부 장관 정관 변경 허가 요청 예정
바이오산업 떠오르며 "시대 반영한 협회명 변경해야" 지적 잇따라
한국제약협회가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사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바이오산업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제약업계가 바이오산업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인데, 바이오의약품이 제약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약협회는 최근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서면총회를 진행해 사명 변경의 건을 상정했고 이에 대해 반대 의견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협회는 조만간 보건복지부 장관의 정관 변경 허가를 요청할 방침이다. 1988년부터 사용해온 한국제약협회 명칭을 28년만에 변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약업계에서는 상당수 제약사가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도 바이오산업을 독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제약협회 소속 회원사들 상당수가 바이오의약품 부문의 활발한 연구개발 활동을 해오고 있기 때문에 '제약협회'가 시대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기존의 '제약'은 사실상 '케미칼'의 의미가 더 강하다. 합성의약품 중심으로 이뤄졌던 제약업계에서 현재는 바이오의약품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제약과 바이오를 함께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8.4% 성장해 2020년에는 2910억달러(321조58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추정됐다. 세계 의약품 시장 대비 27%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도 바이오의약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기존 합성의약품 시장의 신약개발이 침체된 상황과 반대로 바이오의약품의 신약개발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규모 약가 인하 정책이 단행되면서 내수 시장 성장률이 떨어진 것도 한몫했다. 지난해 '수출 대박'을 이뤄낸 한미약품의 계약 역시 바이오의약품에 속한다.
특히 올해 상반기 바이오의약품 전문업체들이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바이오산업 선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팜스코어가 국내 81개 상장 제약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을 분석한 결과 메디톡스(62.0%), 셀트리온(40.1%)이 1·2위에 랭크됐다.
이 두 제약사는 바이오의약품을 주로 다룬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매출원가율이 낮고 이익률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메디톡스는 보툴리눔톡신이 비급여의약품을 다루고 있어 수년째 영입이익률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셀트리온은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로 전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유럽 내 누적 처방환자 수 5만8000여명, 올해 1분기말 8만2000여명에 이어 2분기말 누적 기준 10만5000여명의 처방 환자를 확보하며 유럽 오리지날 의약품 시장을 40% 대체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리툭산(맙테라)의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 시판을 위해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셀트리온은 특허심판원이 지난달 23일자로 트룩시마의 오리지널 제품인 리툭산 특허 관련 바이오젠이 보유한 특허에 대해 특허 무효 심결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셀트리온은 이번 심결을 통해 연내 트룩시마의 국내 론칭 장애물이 제거되었다고 판단하고 상업화 돌입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최근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 등이 무섭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바이오의약품 부문은 바로 바이오시밀러, 유전자치료제, 줄기세포치료제 등이다. 특히 녹십자는 처음부터 바이오산업을 주력으로 해왔다. 녹십자와 SK케미칼은 최근 백신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G화학과 합병되는 LG생명과학 역시 백신 사업을 중심으로 바이오산업계를 공략하고 있다.
이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를 의식한 행보로 분석됐다. LG그룹이 바이오제약 분야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LG화학이 매년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거두고 있고 현금성 자산도 1조원 이상 보유한 만큼 합병 이후 공격적인 사업 진출이 예상됐다.
유전자치료제는 코오롱생명과학, 제넥신, 바이로메드가, 줄기세포치료제는 메디포스트, 파미셀, 안트로젠 등이 선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 SK케미칼은 혈우병 치료제 'NBP601'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최종 시판을 얻어내기도 했다.
NBP601은 SK케미칼이 지난 2009년 호주 CSL사에 기술 수출한 바이오 신약 물질로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바이오 신약이 FDA 시판 허가를 받은 첫 사례다. 당시 SK케미칼은 바이오 신약의 불모지였던 국내에서 2009년 국내 최초로 바이오 신약의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같은 국내 제약사의 바이오산업 진출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도 반영돼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3년 '제1차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한 이후 '2020년 세계7대 제약 강국 도약'을 목표로 내세우며 바이오의약품 전폭 지원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을 통해 11대 신산업 중 하나로 바이오헬스 산업을 지정하고 세액공제율을 인상하는 등 바이오산업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며 "정부의 지원과 업계 분위기에 따라 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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