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 콜롬비아 FTA 수혜 ‘미미’…멕시코만 ‘오매불망’
대 콜롬비아 1~5월 수출 4만6000톤 그쳐…“무관세 효과 크지 않을 것”
포스코·현대제철, 한·멕시코 FTA 체결 시 수출 탄력 기대
한·콜롬비아간 자유무역협정(FTA)이 15일 공식 발효되면서 멕시코와의 FTA도 체결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콜롬비아와의 FTA체결로 국내 철강업의 수혜를 예상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현재 양국의 쿼터한도를 조정중에 있는 멕시코와의 FTA에 기대를 걸고 있는 표정이 역력하다.
이날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콜롬비아 철강재 수출은 16만2903t에 그쳤다. 이는 2015년 철강재 전체 수출 가운데 0.5%에 해당한다. 특히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대 콜롬비아 수출은 그 중에서도 적은 양을 차지하고 있어 관세철폐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품목 가운데 냉연강판이 7만4389t으로 가장 많지만 이는 동부제철, 동국제강의 물량이 대부분이다. 현대제철은 매년 2만t을 상회하는 형강 수출을 책임졌지만 기존에도 대 콜롬비아 수출에서 H형강의 관세가 매겨지지 않았기 때문에 달라질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냉연, 열연, 후판 등 판재류에서도 중국산과 가격 경쟁에서 여전히 열위하다는 판단이다.
포스코는 해외 영업전략에서 콜롬비아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판재류 수출은 고급강 위주로 북중미에 집중하고 있으며 건자재 수출 역시 타사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지 않아 콜롬비아 FTA 체결 효과는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의 미주지역 순방 이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한·멕시코 FTA 체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포스코는 멕시코 현지에 4곳의 자동차 강판 가공 및 생산 센터를 두고 있다. MPPC 1공장(2007년 3월 준공), MPPC 2공장(2008년 11월), MPPC 3공장(2013년 10월), MAPC(2013년 10월) 등으로 4곳의 연간 생산 규모는 총 56만t이다.
현대제철도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주로 가공·생산하는 멕시코 해외스틸서비스센터를 지난 5월 준공해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했다. 동국제강도 멕시코에서 코일센터를 운영하며 가정용 컬러강판을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한·멕시코 FTA 체결 이후 관세가 철폐되고 동시에 2018년까지 실시되는 한국산 냉연강판에 대한 수입 쿼터제가 종료되면 대 멕시코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에서도 재검토하고 있는 만큼 멕시코와 FTA 체결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66만9492t의 철강재를 멕시코에 수출했다. 냉연강판(53만7723t), 아연도강판(29만6906t), 열연강판(29만6506t)이 주요 수출 제품이다.
멕시코 정부는 2013년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냉연강판 제품 시장가격 이하 수입금지 및 수입 쿼터 제한 조치를 내린 바 있다.
포스코의 냉연강판 수출 쿼터는 2014년 40만t, 2015년 45만t, 2016년 48만t, 2017년 50만t, 2018년 50만t이다. 현대제철은 2014년 1만t, 2015년 1만5000t, 2016년 2만t, 2017년 2만5000t, 2018년 3만t으로 정해졌다.
또한 멕시코는 지난해 10월부터 수입물량 증가를 이유로 냉연강판에 15% 관세를 부과했다. 4월까지였던 기존 관세부과 조치는 오는 10월까지로 연장됐다.
멕시코 정부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냉연강판에 대한 기존 수출 한도량은 유지한 채 양사의 한도량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조정 결과를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수입 쿼터 한도를 늘리기 위해 멕시코 정부와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는 양사의 쿼터 한도를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더라도 철강재 수출이 급격하게 증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종합상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FTA 체결국과는 관세 장벽을 철폐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멕시코 정부가 향후 한국과 FTA를 체결하게 될 경우 2018년까지 시행될 예정인 수입 쿼터제를 연장해 나갈 수도 있다”면서 “FTA 체결에 대한 무조건적인 기대보다는 수입 쿼터제에 대한 멕시코 정부의 방침을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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