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앞에 선 김용태 "유승민도 뛰도록 판짜야"
원외당협위원장 전체회의서 '총선 책임론' 분출
오는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뛰어든 김용태 의원은 11일 "유승민 의원 같은 분도 (내년 대선에서) 최대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곳에는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이정현 의원 등 일부 친박계 인사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국원외위원장협의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대선 정국에서 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킬만한 판을 만들어내는 것이 차기 당 대표의 역할"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이 다들 망가졌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괜찮지만 언제부터 '문재인'이었나.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은 여러차례 지지율이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우리당에도 좋은 후보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원내에서든 원외에서든 이러저리 바꾸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들에게 최소한 기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새누리당 변화와 상징의 아이콘이 되고자 감히 나섰다"고 강조했다.
객석에는 '친박 복심' 이 의원을 비롯해 '친박'으로 분류되는 이성헌 전 의원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김 의원이 유 의원을 언급하자 순간 장내는 적막감이 맴돌았으나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허용범 서울 동대문갑 당협위원장 등이 중심이 돼 20대 총선에서 낙선하고 원외 신분으로 지역을 맡고 있는 이들끼리 단합하고 당을 바꿔보자는 의미로 열린 이날 모임에는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정진석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이주영, 정병국, 한선교, 강석호, 이정현, 김용태 의원 등 전당대회 출마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지도부 축사에 이어 차례로 발제에 나선 이준석 서울 노원병 위원장과 정준길 광진을 위원장, 이상휘 동작갑 위원장은 당이 총선에서 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분석했고, 이 중 정 위원장은 "원외위원장협의회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의 구성원이 되는 방향으로 당헌이 개정돼야 한다"며 원외 인사가 당직을 맡는 구조가 돼야 함을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또 앞서 박명재 사무총장이 축사에서 "원외 인사가 당무에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한 발언을 비판하며 "오늘 같은 자리에 적어도 사무총장은 끝까지 남아서 원외위원장들의 말을 들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박 총장은 자리에 남아 정 위원장의 말을 듣는 중이었고 그것을 인지한 정 위원장은 "계신가요? 죄송합니다. 몰랐습니다"라고 멋쩍게 웃으며 "대표님도 남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이왕이면 같이 협력해서 잘 됐음 좋겠습니다"라고 마무리했다.
김 위원장과 정 원내대표, 심재철 부의장 등 주요 인사들이 자신들의 축사 순서가 마치자 마자 장외로 나가면서 박 총장도 나갔을 거라고 생각한 정 위원장의 행동으로 발생한 해프닝이었다. 그러나 이후 발언권을 얻은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출마자들도 대부분 자신들의 발언이 끝나자 서둘러 자리를 뜨는 모습을 보였다.
원외 인사들은 그간 밝히지 못했던 다양한 의견을 이 자리에서 가감 없이 냈다. 김효재 서울 성북을 위원장은 "총선에 책임 있는 사람은 석고대죄하고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아야 한다"며 "(소속 의원들 가운데에는) 진박 마케팅을 하며 (다른 당원들의) 마음을 후벼 판 사람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총선 과정에서 막말 파문으로 당원과 국민들을 화나게 한 윤상현 의원은 당에서 나가야 한다"며 "저질 정치, 3류 논평가들의 전유물인 줄 알았던 막말 정치가 새누리당에서 나오면서 지지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런 윤 의원이 선거 전 마지못해 탈당했다가 다시 복당해 활보하는 것은 과연 미래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실명을 거론하며 맹비난했다.
박수영 경기 수원정 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말대로 큰 그림에서의 반성과 진보 없이는 우리 당이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호응했다.
행사가 마무리 될 쯤 허 위원장은 "당에서 원외위원장들에게 너무 무관심하고 목소리를 들으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고 어떤 모임도 개최한 적이 없다"며 "지금은 전대 전이라 주자들이 와서 인사말씀을 하지만 전대 이후 우리는 찬밥 신세가 되는 걸 여러분도 알지 않느냐"고 불만을 표했다.
이들은 "4·13 총선 백서 공개와 계파 청산 등의 내용이 담긴 결의문을 채택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몇몇이 만든 결의문을 채택하는데 들러리를 설 수 없다. 절차상 이렇게 해선 안 된다"고 반발하기도 했지만 이후 다수의 위원장들이 결의문 채택에 동의하며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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