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이 악수 나눈 박 대통령, 유승민과 35초 대화

<현장>김무성에게 휴가 계획 물은 박 대통령

정진석·심재철 건배사, 오신환·김명연은 기념 촬영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국회의원 오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유승민·이정현 의원 등 참석 의원들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국회의원 오찬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의원 전원 간 청와대 오찬에서 가장 관심이 모아졌던 것은 박 대통령이 유승민 의원과 따로 인사를 하는 지에 대한 여부였다. 결과적으로 박 대통령은 유 의원과 인사를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찬 행사 종료 이후 행사장 출입문에서 선 채 떠나는 의원 모두와 악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오찬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찬은 1시간 30분 가량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오찬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면서 대화를 나눴다"며 "1분 내외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유 의원과 약 35초 정도 인사를 나눴다. 민 원내대변인은 "뒤에서 봤을 때 유 의원의 뒷모습과 박 대통령의 앞모습이 보였는데 박 대통령이 양 손짓을 섞어가면서 진지한 말씀을 나누셨다"고 전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오찬 끝나고 나가는 126명 의원 전원과 일일이 개인적인 대담을 나눴다. 길게는 3분, 짧게는 40초 가량이었다"며 "모두들 대만족하고 청와대를 떠났다. 너무나 유익한 모임이었다"고 소개했다.

정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유 의원에게 먼저 '아유 오랜만에 뵙습니다'라고 손을 내밀고 인사를 건넸다"며 "이에 유 의원도 정중히 악수를 드리고 대구와 K-2 공항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과 함께 관심이 모아졌던 김무성 전 대표에게도 박 대통령은 "여름 휴가 계획은 있냐"며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 오신환 의원은 박 대통령에게 셀카를 요청해 사진을 찍었고 김명연 원내대변인은 다른 참석자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해 박 대통령과 기념 사진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정 원내대표와 심재철 국회 부의장이 오찬 도중 건배사를 했고 김광림 정책위의장과 박명재 사무총장, 김정재 원내대변인, 조경태 의원이 오찬 뒤 인사말을 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은 IMF 금융 위기 때 나라를 위해 정치에 입문했고 그 후 어려운 고비와 선거 때마다 당을 구하고 연승을 했다. 우리 모두 지금 어려움을 잘 극복하자"며 "신발끈! 조이자!"라고 했다고 김영우 의원이 전했다.

심 부의장은 '청와대'로 3행시를 지었다. 그는 "'청'춘의 힘을 다시 끌어모으고, '와'글와글 온 국민의 함성을 한 데 모아서, '대'통령 박근혜를 성공시키고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기 위해 대선 승리라는 대박을 터트립시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태·홍일표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국회의원 오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인사말을 하게 된 김 의장은 자신이 건배사를 하는 줄 알고 "이기자(이런 기회를 자주 갖자), 나가자(나도 잘되고 가도 잘되도 자도 잘되자)"라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헤드테이블에서는 현안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 곳에 착석했던 김영우 의원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민세진 위원에게 맞춤형 보육에 관한 얘기를, 오정근 위원에게는 금융전문가로 확고한 소신을 밝히는 게 인상적이었다는 말을 건넸다. 이 외에도 신재생에너지 개발의 필요성과 현황, 프랑스수소자동차개발 이슈, 임금격차해소 필요성, 경력 단절 여성문제 등 다양한 주제가 테이블에 올라갔다.

전체적인 오찬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으며 개별 의원에 맞는 대화 주제를 준비한 박 대통령의 모습에 참석자들이 대부분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대통령은 분홍색 재킷에 회색 바지 정장 차림으로 오찬에 참석했다. 오찬 메뉴는 중국식 볶음밥이었고 건배 음료는 포도 주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들에게 오찬 선물로는 손목시계가 주어졌다.

헤드테이블에는 박 대통령을 비롯해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혁신비대위원 전원이 자리했고 나머지 테이블은 국회 상임위원별로 자리가 마련됐다. 기획재정위 소속 유 의원은 박 대통령 기준 왼쪽 대각선 방향에 자리 잡은 5번 테이블에 자리했고 이 곳에는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동석했다.

외교통일위 소속인 김 전 대표와 서청원·최경환·윤상현·이주영·윤영석 의원 등은 김규현 외교안보수석과 함께 8번 테이블에 앉았다. 이는 헤드테이블 기준으로 정면 방향이었으나 5번 테이블보다는 살짝 더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