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조기 전대론 '급부상' 박지원의 노림수는...
전대 앞당겨 명실상부한 당권 장악? 친안계도 박 장기집권 부담스러워
조기 전대론 둘러싼 국민의당 '동상이몽'
국민의당이 창당 5개월만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7일 오전 출범시켰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비대위가 출범한 날부터 '조기 전당대회'가 언급되고 있는데다, 당내 계파나 구도와 상관없이 구성원 대부분이 찬성하고 있어 '조기 전대론'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조기 전대론'은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당내에 독자적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하는 것에 대한 견제성격으로 이른바 친안철수계 인사들과 호남 출신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보였던 것이었지만, 박 위원장도 조기 전대 자체에 사실상 동의하면서 그 각각의 속내에 관심이 모인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비대위회의에서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우리 비대위원들은 당원을 모집하고 시도당을 정리하는 등 정당의 뼈대를 갖추는 '하드웨어 작업'을 신속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원들이 낮에는 국민을 위해 일하고 밤에는 당의 기초공사를 위해 노력하자"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동반사퇴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조기 전대에 대해 "아직 당 체제 정비가 안 됐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조기 전대의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면서도 조기 전대가 서로에게 이득이라는 '동상이몽'적 시각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의 생각
'조기 전대론'에 있어서 가장 의외의 주장을 펼친 인물은 박지원 비대위원장이다. 국민의당 당헌에도 나와있듯이 비상대책위원장은 당대표의 지위와 권한을 가진다. 사실상 당 대표의 권한을 내년 2월까지 행사할 수 있는 박 위원장이 자신의 권한기간을 축소하는 조기 전대에 찬성한다는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엔 박 위원장의 노림수가 숨겨져있다. 지금 이대로 비대위 체제가 지속되고 원래 계획대로 2월에 전당대회가 열릴 경우, 6개월 가까이 비대위원장을 지낸 자신이 당 대표에 다시 나오겠다고 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비상시국만 잘 관리하고 전당대회를 앞당겨 당 대표로 선출된다면 당헌에 규정한 2년 간의 당 대표직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특히 당내 상황이 어수선하고 마땅한 박 위원장의 당 대표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박 위원장이 당 대표에 도전하면 큰 무리 없이 당권을 쥘 수 있다는 것은 물론, 비대위원장-원내대표 분리론을 주장하는 일부 호남 중진 의원들의 불만도 잠재울 수 있다는 계산이라는 분석이다.
친안계(親安)의 생각
안철수계는 조기 전당대회에 대해 "지금 그것에 대해 말할 상황이 아니다"면서도 내심 바라는 눈치다. 안철수계로서는 어쨌든 책임을 지고 물러난 안 전 대표의 공백을 최소화하면서 내년말 대선까지 당의 힘을 하나로 모아 안 전 대표를 대선에 참여시켜야한다. 이런 상황에서 박지원 비대위원장의 6개월에 가까운 장기집권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또한 조기 전대를 통해 안철수 전 대표의 대리인을 내세울수 있고 지금의 비대위원회의 구성으로는 박 위원장의 견제가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비록 박 위원장이 당 대표가 된다하더라도 최고위원에 상당수 안철수계 인사를 참여시킴으로서 박 위원장을 견제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안철수계로서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다. 조기 전대시 마땅한 카드가 보이지 않는 점이다. 당내에서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사람으로 이상돈 의원을 거론하고 있다. 안철수계 의원들이 대부분 정치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초선이라는 것에 반해 이 의원은 과거 새누리당 비대위 경험 등 정치경험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원외인사로는 안 전 대표와 함께할 것이 끊임없이 거론되는 정운찬 전 총리와 중도 빅텐트의 마중물 역할이 가능한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거론된다.
급부상한 '조기 전대', 관건은 조직정비
결국 조기전대에 대한 당내 이견이 특별히 없는한 조기전대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지만 변수가 있다. 바로 전당대회를 치룰 당원이다. 현재까지 국민의당의 당원은 대략 12만 정도고 이중 당비를 납부하는 이른바 '권리당원'은 3만 명 정도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그나마 이 인원도 전국에 골고루 분포됐다기보다는 일부 지역에 편중돼있다. 국민의당이 전국 정당으로 전당대회를 치루기엔 다소 부족하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당내에 조기전대에 대한 컨센서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당 대표를 뽑는 과정인 전당대회가 결국 이 정도 당원으로 일반적 여론을 반영할 수 있는지는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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