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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 힘빠진 LG전자, 책임경영 악영향?


입력 2016.05.24 08:41 수정 2016.05.25 10:22        이홍석 기자

G5 등 스마트폰 부진...가전사업의존도 80%

삼성전자와 달리 사업부문별 불균형 심각...2분기 실적개선 발목

(왼쪽부터)정도현 최고재무책임자(CFO), 조성진 H&A사업본부장, 조준호 MC사업본부장.ⓒLG전자
LG전자의 사업본부별 실적 편차가 커지면서 포트폴리오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약화된 LG전자의 포트폴리오는 올 한 해 실적 개선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이에따라 올해부터 강화된 사업본부별 책임경영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사업포트폴리오는 어려울수록 더욱 그 진가를 발휘하는데 반해 LG전자는 어려울 힘이 약화된다는데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휴대폰사업을 담당하는 IM사업부문이 부진할 때는 반도체와 가전이 버팀목이 돼 주고, 반대로 반도체가 부진할때는 휴대폰이 살아나 가전과 함께 실적견인의 뒷받침 역할을 해주는 식이다.

하지만 LG전자는 가전사업비중이 전체 사업비중의 80%를 차지할 만큼 가전사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게 오히려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한계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분야이다보니, 휴대폰사업이 약화될때 제대로 상호보완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LG전자의 지난 2010년부터 6년간 실적을 분석한 결과,(MC) 사업본부를 중심으로 부문별 실적 편차가 커지면서 포트폴리오의 불균형성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탁기·에어컨 등 생활가전이 주축인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와 TV가 주축인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가 벌어들인 돈을 MC사업본부가 모두 까먹는 구조다.

◆사업부문별 불균형 커져...2분기 실적 개선 발목=MC사업본부는 지난 2010년 스마트폰으로의 변화를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면서 전체 영업이익(1220억원)의 5배가 넘는 67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시 이는 홈어플라이언스(HA·5029억원), 에어컨디셔닝앤에너지솔루션(AE·419억원), HE사업본부(1115억원) 등 주요 사업부문의 전체 영업이익을 웃도는 수치였다.

이후 MC사업본부 실적이 다소 개선되면서 불균형이 조금씩 해소됐으며 지난 2014년 전략 스마트폰 'G3'의 활약에 힘입어 MC사업본부 비중이 확대되면서 다소 균형감을 찾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 G4의 실패로 다시 적자를 기록하면서 포트폴리오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올해들어 더욱 심화됐다. 실제 LG전자 MC사업본부는 1분기 2022억원의 영업적자를 내고도 H&A사업본부(4078억원)와 HE사업본부(3352억원)에서의 흑자로 겨우 상쇄되는 등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포트폴리오의 취약성으로 2분기 실적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전략스마트폰 신제품 G5의 판매량이 점차 하향세로 접어들면서 흥행 실패로 귀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MC사업본부가 당초 자신했던 흑자전환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자칫 1분기와 마찬가지로 MC사업본부의 적자를 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가 메우는 상황이 다시 재현될 수 있어 올해 실적 전망에 다시 그림자가 드리워질 전망이다.
2014-2016 삼성전자(오른쪽)-LG전자(왼쪽) 사업부문별 영업이익 비중.(단위:%)<자료:금융감독원> ⓒ데일리안

◆어려울때 더 힘들어지는 LG전자 vs 위기에 강한 삼성전자=LG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지나치게 기업소비자간거래(B2C)에 치우쳐 있는 구조라는 판단에 지난 2013년 전장부품(VC)사업본부를 독립사업부로 출범시키는 등 기업간거래(B2B)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난 1분기 VC사업본부 매출액은 5929억원으로 전체(13조3621억원)의 약 4.4%에 불과하고 영업적자가 158억원으로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등 아직 역부족이다.

LG전자의 취약한 포트폴리오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비교해도 그대로 나타난다. 삼성전자는 IT모바일(IM·스마트폰), 소비자가전(CE·가전),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디스플레이) 등으로 완제품과 부품의 조합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가 구축돼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IM부문에서 지난 2014년 2분기(4조4200억원) 이후 최대인 3조89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러한 성과로 지난 2014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2조3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DS부문의 부진을 상쇄했다.

DS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 14조8900억원으로 전체(26조4100억원)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등 모든 사업부문이 안정적 흑자를 시현하는 가운데 한 부문씩 시기별로 대활약을 펼치며 회사의 수익성을 견인하는 구조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 규모가 삼성전자에 비해 크지 않은 LG전자의 경우, 어느 한 부문이라도 적자를 내면 전체 회사 실적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모두 소비재로 경기 침체의 영향에 민감한 품목들로 짜여져있어 상호 보완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취약한 포트폴리오, 경영제제 전반에 악영향=이에따라 LG전자의 취약한 사업 포트폴리오는 회사 경영체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LG전자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조준호 사장(MC사업본부장)과 조성진 사장(H&A사업본부장)사장을 각각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 정도현 사장(최고재무책임자·CFO)과 3인 각자 대표 체제를 본격 출범시키며 ‘책임경영’ 강화를 표방했다. 이를통해 모바일과 가전, 전사 등으로 각각 역할을 분담해 보다 자율적인 운영을 강조하면서도 책임을 강조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출범 초기부터 MC사업본부가 부진에 빠질 경우, 조준호 사장의 입지가 축소되면서 3인 대표 체제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이는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구본준 (주)LG 부회장의 리더십에도 생채기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사업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LG전자의 경우, 각 사업부문별로 안정적인 실적이 뒷받침돼야 자율적인 책임경영도 가능할 것”이라며 “올해 스마트폰 회복 여부와 함께 자율 및 책임경영 강화 여부도 함께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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