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결혼” 신문에 기고한 90세 전 의원
“결혼은 태어난 성이 아닌 사랑에 기반을 둔 것”강조
20여 년 전 부인과 사별한 미국의 전직 상원의원이 90세의 나이에 동성결혼 사실을 공개해 화제다.
미국 타임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24일(현지시각) 해리스 워포드(90 민주당)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이 오는 30일 매슈 찰턴(40)과 결혼식을 올린다고 보도했다.
워포드 전 의원은 23일 뉴욕타임스에 ‘다시 사랑을 찾아서, 이번에는 남자와’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해 직접 결혼 소식을 알렸다.
해리스 워포드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민권담당 특별보좌관과 마틴 루서 킹 목사의 고문을 지냈으며, 2008년 대선 때는 오바마 후보의 펜실베이니아 지역 책임자를 맡아 지역사회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워포드 의원의 기고문에 따르면, 1996년 백혈병을 앓던 부인과 사별한 후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5년 뒤 플로리다의 휴양지 해변에서 매슈 찰턴을 만났다고 한다. 2001년 당시 매슈는 25세의 청년이었다.
이들은 미국과 유럽을 함께 여행하면서 좋은 친구가 됐고, 15년간 함께 해오면서 유대감이 사랑을 발전하는 것을 느꼈다. 워포드는 “3년 전 자식들에게 매슈와의 관계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해를 구했으며, 매슈의 가족들도 나를 따뜻하게 받아들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멋진 여성과 반세기 동안의 결혼 생활 이후 두 번째 행복을 맞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우리 사회는 이성애자 혹은 동성애자라는 이름표로 사람을 너무 쉽게 고정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성을 기준으로 나 자신을 분류하고 싶지 않다”며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시대에 새로운 사랑을 만나게 된 건 행운”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미 대법원의 동성혼 인정 판결 당시 ‘결혼의 존엄성’을 언급한 것을 인용한 워포드 전 의원은 “결혼은 태어난 성이 아닌 사랑에 기반을 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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