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담배판매점 선진국 수준으로 줄인다
청소년 흡연 환경 노출 높아...소매점간 거리 50m에서 100m로
서울 서초구가 ‘담배 연기 제로 서초’ 만들기에 나서 담배 판매점 수를 선진국 수준으로 낮춘다.
서초구는 20일 무분별한 담배소매점 난립을 방지하고 청소년들의 흡연 예방 최소화를 위해 서울시에서 처음으로 담배 판매점 신규 입점 시 소매점 간 거리를 기존 50m에서 100m로 넓혀 제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구는 22일부터 ‘서초구 담배소매인 지정기준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고, 180일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10월 말 본격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번 규칙 개정은 서초구가 인구당 담배소매점 비율이 높아 흡연자들이 담배를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청소년들이 흡연 환경에 쉽게 노출돼 문제가 제기되어왔기 때문이다.
8월 현재 서초구 담배소매점 수는 1090여 개로 주민 409명당 1개소다. 이는 영국(910명)의 약 2.2배, 미국(1062명)의 약 2.6배, 프랑스(1947명)의 약 4.8배, 스페인(3180명)의 약 7.8배 수준으로 주민의 담배소매점에 대한 노출 정도가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국내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서초구의 담배 판매점 당 인구는 412명으로 우리나라 전체(389명)와 강남(283명)보다 많다. 서초구보다 담배 판매점 당 인구가 많은 곳으로는 송파(566명), 관악(560명), 동작(465명) 등이 있다.
규칙을 개정하면 대형 건물 안에서도 거리를 50m로 제한해서 한 건물에 담배 판매점 두 곳 입점이 어렵게 된다. 현재는 6층 이상 총면적 2000제곱미터 이상 대형 건축물이나 공항, 버스터미널 등 구내 판매점은 거리 제한이 없다.
그간 담배판매가 가능했던 부동산 중개업소 등을 판매장소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서초구는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면 연간 새로 늘어나는 담배 판매점이 절반으로 줄어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서초구는 새로 입점을 계획했던 프랜차이즈 편의점 등이 담배 소매점 거리 규제에 막혀 입점하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지역 내 영세사업자를 보호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이번 방침으로 ‘담배 연기 제로 서초’를 위한 금연 정책이 더욱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지역 내 담배소매점을 대상으로 무단휴업, 폐업 및 명의변경 여부, 담배소매점 표시판 설치기준 위반 여부 등 단속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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