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3역하며 연인에 수천만원 뜯어낸 40대 남성
사장·직원·변호사 사칭, 143차례 6000여만 원
1인 3역을 하며 연인에게서 수천만 원을 뜯어낸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김모 씨(42)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14년 4월 스마트폰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으로 중국 동포 A 씨(35)와 만났다. 김 씨는 A 씨가 한국 물정에 어둡고 한국어를 잘 알아듣지 못한다는 점을 노려 사기행각을 벌였다.
그는 서울 유명 대학을 졸업한 인수합병(M&A) 전문 기업의 사장 행세를 했고, 이후 둘은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김 씨는 A 씨에게 회사 법인 카드를 잃어버렸다며 50만 원을 빌려달라고 한 것을 시작으로 “거래처에 수수료를 내야 한다”, “회사 돈이 국고로 들어가게 하지 않기 위해 벌금을 내야 한다”는 수법으로 1년 동안 143차례에 걸쳐 6000여만 원을 뜯어냈다.
중국에서 귀화한 A 씨가 한국 사람의 목소리를 잘 구별하지 못하는 점을 노려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고 목소리를 굵게 내면서 법원 직원과 회사 법무팀 변호사 등을 사칭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별다른 직업이 없이 받아낸 돈을 생활비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 씨는 김 씨가 자신의 연인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그렇게 큰 액수의 돈을 줄 수 있었던 것”이라며 "갚을 것이라 믿었는데 갚지 않아 결국 고소하게 됐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의 계좌에 돈을 송금한 여성들이 더 있는 것을 발견한 경찰은 여죄를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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