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광역수사·기동대 1개 중대 등 투입해 주민 대상 탐문 및 마을 수색...별다른 성과 없어
증거 초기 확보 못할 경우 수사 장기화 가능성...경찰, 국과수에 '독극물 성분 분석' 의뢰
경북 청송 '농약소주' 사건이 발생한 사흘이 지났지만 수사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12일 청송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이 전방위로 수사를 나서고 있음에도 여전히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11일 광역수사대와 경찰기동대 1개 중대 등을 투입해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실시하는 한편, 사건이 발생한 마을회관 등 마을 전역에 대한 수색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일단 이번 사건을 외부인보다는 마을 내부인의 소행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당시 마을회관에 있는 2대의 냉장고 가운데 소주만 담아둔 김치냉장고에서 고독성 농약성분이 검출된 소주가 발견된 점을 주목했다.
그러나 마을 앞 국도 31호선이 있어 차량 통행량이 많고, 겨울철 마을회관 출입문도 거의 열려 있어 외부인도 쉽게 마을로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어서 외부인의 침입 가능성 역시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결국 증거 확보가 가장 절실한 상황이지만, 현재 마을회관 주변에 CCTV도 없는데다 범행에 사용된 소주병에서도 증거가 될 만한 단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마을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에서도 농가 2~3곳에서 같은 종류의 농약을 찾아냈지만 대부분 미개봉 상태이거나 사용 흔적이 없었다. 단서가 조기에 확보되지 못할 경우 자칫 수사가 장기화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숨진 B씨(63)에 대한 1차 검안에서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독극물 검사를 의뢰해 농약 성분과 섭취량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누가 왜 살충제를 소주에 탔는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사건 경위를 파악해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일 저녁 9시40분쯤 청송군 현동면의 마을회관에서 소주를 나눠 마신 주민 A씨(68)와 B씨가 "속이 이상하다"고 말한 뒤 '전신마비' 증상을 보이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들 가운데 B씨는 지난 10일 오전 8시10분쯤 숨졌고 A씨는 현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