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손해율'로 앓다 보험료 인상 '땜질식' 처방만


입력 2016.02.02 15:34 수정 2016.02.02 21:16        이충재 기자

"비급여 의료비 청구-과잉진료 적극적인 관리가 근본적 해결책"

국내 보험사들이 잇따라 실손보험료를 올리고 있다. 손해율 악화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보험사들의 입장이지만, 이에 ‘근본적 처방’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선 손해보험의 경우 보험사들이 실손보험료를 두 자릿 수 이상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보험료를 22.6% 올렸고, 현대해상은 27.3%를, 동부화재가 24.8%를, KB손해보험이 20.1%를 올렸다.

중소형 손해보험사도 흥국화재가 보험료를 44.8% 높이는 등 대부분 인상에 동참했다. 롯데손보는 22.7%, 메리츠화재는 19.5%, 한화손보는 17.7%를 올렸다. 반면 AIG손해보험은 18.4%를 내렸다.

14개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보험료를 동결한 현대라이프생명과 KB생명을 제외하고는 12개 보험사가 모두 보험료를 올렸다. 3대 생보사 가운데 삼성생명은 22.7% 인상했고, 교보생명은 23.2%, 한화생명은 22.9%를 올렸다.

잇따른 보험료 인상 움직임은 올해부터 실손의료보험 약관이 변경되고 보험상품 가격이 자율화된 영향이 컸다. 금융당국은 보험 자율화 정책을 실시하면서 보험료 산정의 근거가 되는 위험률 조정한도를 실손보험에 한해 ±25%에서 올해 ±30%, 2017년엔 ±35%로 완화하기로 했다.

보험업계는 누적된 손해율(보험료로 받은 금액 대비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비율) 악화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왔다. 실제 2011년 122%였던 보험사들의 실손보험료 손해율은 2014년 138%까지 증가했다. 손해율이 100%보다 높으면 보험사의 손실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

보험금 줄줄 새는데...'보험료 인상'으로만 해결 안돼

무엇보다 손해율 상승의 주요 원인은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의료비에 대한 관리 부족으로 인한 보험료 지급 증가다. 업계에선 비급여 의료비에 대한 관리·심사 체계가 제대로 잡혀있지 않아 병원들이 과잉진료를 하는 등 보험금이 줄줄 새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 비급여 의료비는 2010년 17조9000억원에서 2013년 23조3000억원까지 증가했다. 4대 손보사의 보험금 청구건 중 비급여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을 기준으로 65.8%에 달한다.

이에 보험료 인상카드가 근본 처방 없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보험 가입자들이 더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험사들이 이해집단과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 인상을 통해 보완하는 것을 택한 것 같다”며 “손해율 상승의 원인인 비급여 의료비 청구 급증이나 과잉진료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충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