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올해 중국 전기차 시장에 승부수 띄우나
케미칼부문 매각으로 중대형전지 사업 중요성 더욱 커져
높은 성장세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수요 창출 전력
삼성SDI가 롯데케미칼에 케미칼 사업을 매각하면서 전지와 전자재료 등 양대 사업부문으로 재편된다. 이로 인해 더욱 중요성이 커진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중대형 배터리에 집중할 전망으로 특히 중국에서의 성적표가 전체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25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케미칼 사업부문을 'SDI케미칼'이라는 별도 회사로 분사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분사된 회사는 다음달 1일 롯데케미칼에 매각된다. 케미칼 사업부문 지분 90%는 즉시 매각하고 나머지 10%는 3년 후에 넘길 예정이다.
◇삼성SDI, 케미칼 부문 매각으로 전지 비중 더욱 커져=케미칼 부문 매각으로 삼성SDI는 IT기기용 소형전지와 전기차·ESS용 중대형전지를 제조하는 에너지솔루션(ES)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를 생산하는 전자재료 등 양대 사업부문으로 구성된다.
양대사업으로 재편되면서 2차전지가 주축인 ES부문의 비중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ES부문 매출액은 2조4639억원으로 전체 매출(5조7075억원)에서 약 43.2%를 차지, 전자재료(1조2331억원·21.6%)의 배에 이른다. 전체에서 35.2%(2조106억원)를 차지했던 케미칼 부문이 빠지게 되면서 ES부문이 전체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하게 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올해부터 2차전지 분야 실적이 더욱 중요해진 가운데 중대형전지 시장 공략이 관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IT기기용 소형전지 사업 실적은 스마트폰 등 전방사업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전기차와 ESS 등에서 새로운 전지 수요 창출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에 삼성SDI는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올 한 해 중대형 전지 수요 창출에 집중할 전망으로 특히 전기차 배터리 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해부터 전기차 배터리 부문 역량 강화를 위한 관련 연구개발(R&D)과 생산라인 추가 투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케미칼부문 매각(2조3265억원)과 삼성물산 주식 처분(약 7200억원)으로 확보하게 된 약 3조원 가량의 현금은 전기차배터리 사업 투자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공정거래위원회 명령에 따라 순환출자구조 해소를 위해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지분 2.6%)를 처분해야 한다.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 승부수 띄우나=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 확대를 위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 대수는 18만6832대로 미국(11만5261대)을 넘어섰다.
이는 중국 정부가 규정한 신에너지 자동차인 순수전기차(EV·Electric Vehicle)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를 합한 수치로 하이브리드(HEV)는 제외됐다.
아직 유럽보다는 적지만 차이가 점점 줄고 있어 올해는 중국이 유럽도 제치고 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집계한 수치에 따르면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 수는 15만4802대로 유럽(16만5772대)과 1만여대에 불과하다. 특히 EV만 놓고 보면 중국이 9만2689대로 유럽(9만458대)보다 더 많은 상황이다. EV가 PHEV에 비해 배터리가 상대적으로 많이 탑재되는 것을 감안하면 배터리 수요에서의 차이는 더 적다고 봐야 한다.
이러한 내수 성장세에 힘입어 BYD 등 중국 배터리업체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그동안 HEV를 중심으로 배터리 시장을 주도해 온 파나소닉·PEVE·AESC 등 일본 업체들에 적극적인 도전에 나서고 있다.
이에 삼성SDI도 지난해 10월 완공한 중국 시안 공장을 전진기지로 삼아 중국 시장 공략에 전력할 계획이다. 올해 중국 전기차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울산과 중국 시안에 있는 전기차용 중대형전지 신규 생산라인 가동을 12월로 앞당기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중대형전지를 주력사업으로 조기에 안착시켜야 한다는 것이 회사측의 판단”이라며 “전기차 시장이 중국에서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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