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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터졌다!" 보육대란에 "이래놓고 애낳으라고?!"


입력 2016.01.21 06:04 수정 2016.01.21 06:12        하윤아 기자 / 박진여 기자

유치원비 부담 가능성에 "지자체 의회의 떠넘기기" 분노

상대적으로 피해적은 국공립, 학부모에게는 ‘그림의 떡’

한국유치원연합회 서울지회 회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서소문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재의요청을 수용할 것을 의회에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치원 보육대란이 현실화되면서 학부모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당장 이달부터 보육비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데일리안’은 어린이집은 물론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마저 편성되지 않은 서울·경기·광주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학부모들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이날 취재에 응한 학부모들은 모두 답답함을 토로하면서 긴 한숨을 내쉬었고,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유치원생 학부모들 교육비 추가 부담 가능성에 ‘전전긍긍’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정모 씨(33)는 “아직 유치원에서 얼마를 더 내야한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은 상태”라면서도 “아이 유치원비 외에도 지출해야 할 돈이 많은데 만약 원비를 더 내야한다고 하면 일단 당장 지출하는 부분을 최대한 줄여야 할 것 같다”며 씁쓸한 마음을 내비쳤다.

남편과 맞벌이를 하고 있는 정 씨는 현재 6살짜리 딸을 집 근처의 한 사립유치원에 보내고 있다. 그는 “지금 회사에 다니고 있어 당장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원비를 더 내고서라도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지었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소재 사립유치원에 6세 아들을 보내고 있는 최모 씨(36)는 “교육비를 더 내라고 하면 짜증이 날 것 같긴 하다”면서 “요즘 세대가 아이를 잘 낳지 않으려고 해서 교육비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정부가 누리과정을 시행한 것인데 자꾸 이런 식으로 문제가 되면 누가 아이를 낳으려고 하겠나”라며 성토했다.

올해 여섯 살 첫째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는 박모 씨(36) 역시 고민이 깊다. 그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20만원정도 지원되던 것이 끊기면 유치원 자녀를 데리고 있는 30~40대들이 가만히 있겠나”라며 “내 주머니에서 돈이 더 나가는 문제고 금전적인 피해가 오는 것이기 때문에 아마 난리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 아이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는 박 씨는 “첫째는 물론이고 둘째까지 지원이 안 되면 아이들을 (기관에) 못 보낼 수도 있다”며 “막연한 생각으로는 정부가 어떻게든 해결책을 낼 것이라고 보는데, 이왕 낼 거라면 빨리 매듭을 지어줬으면 좋겠다”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피해적은 국공립, 학부모에게는 ‘그림의 떡’

이들 학부모들은 상대적으로 보육대란 피해가 적은 국공립유치원에 자녀를 보내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국공립유치원 진학이 어렵다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정 씨는 “국공립유치원은 ‘엄마들의 로망’이라고 이야기가 나올 만큼 보내고 싶어 하는데 워낙 대기자도 많고 부모들이 몰리다보니까 들어갈 확률이 거의 없다”며 “정치인들이 국공립유치원을 늘리겠다고 공약을 내거는데 실제로 늘어났는지는 전혀 모르겠다. 그보다는 일단 지금 우리 아이가 다니는 사립 유치원이라도 걱정 없이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최 씨와 박 씨 역시 교육비 부담이 없는 국공립유치원의 경쟁률이 사립유치원에 비해 훨씬 높은 점을 언급하면서 착잡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실제 일선 현장에서도 이와 같은 학부모들의 고충이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위성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이날 통화에서 “학부모들의 문의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며 “‘지금 어떻게 되고 있나요’, ‘어떻게 해야 되나요’라고 묻는 학부모들이 많은데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어서 유치원에서도 학부모들에게 딱히 뭐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전했다.

위 사무총장은 “더욱 난감한 상황에 처한 것은 유치원”이라면서 “정부에서 지원하던 22만원을 학부모에게 부담하라고 고지를 하면 어떤 분들은 자녀를 퇴학시키고 보내지 않겠다고 하는 상황이 올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학부모들에게 받는 교육비로 예산을 편성하는 사립유치원은 운영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1차 보육대란 발생 유치원들, 누리과정 예산 편성 촉구

누리과정 예산 파행 사태로 현재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서울·경기 등 일부 지역 유치원에서 1차 보육대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시·도의회가 어린이집 누리과정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마저 삭감해 해당지역 교육청은 누리과정 예산을 전혀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통상 교육청은 매월 20~25일에 유치원으로 누리과정 지원비를 내려 보내지만, 현재 예산 자체가 없어 당장 이달부터 유치원 교사 등 직원들의 인건비를 지급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일부 유치원에서는 학부모들이 직접 부족분을 충당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서울지회 회원들은 20일 서울시의회 서소문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들 볼모삼은 누리과정 예산 다툼 즉각 중단하라”라며 시의회를 향해 서울시교육청의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재의 요구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만일 이대로 2016년 유치원 누리과정 지원금이 끊긴다면 당장 8000명의 교직원 인건비와 누리과정 교육과정 운영이 불가하다”며 “일단 이번 주까지는 기다리면서 다른 방도를 찾아보겠지만 정 안 되면 학부모들에게 부담을 지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지회의 기자회견에 이어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경기지회는 21일 오전 경기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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