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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갈팡질팡 행보에 보수도 진보도 X표


입력 2016.01.24 08:57 수정 2016.01.24 09:02        전형민 기자

한때 대표적 진보학자 이승만 국부 발언 진보 비난

이후 사과에다 김구 참배 보수 진영도 "못믿을 사람"

한상진 국민의당 공동창당위원장(가운데)이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확대기조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승만 전 대통령을 둘러싼 때아닌 '국부' 논란으로 정치권이 연일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정치권은 이 논란의 시발이 대표적인 진보성향 학자인 한상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이라는 점에서 그의 '놀라운 변신' 배경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전북 임실 출신인 한 공동위원장은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의 명예교수로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재직 했던 같은 성씨의 한완상 전 부총리와 함께 70~80년대 속칭 '운동권' 논리를 생성하는 양대 축으로 불렸다.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정부 시절 대통령자문 정책위원장과 한국정신문화연구원장 등을 역임했고, '한국사회와 관료적 권위주의', '현대사회와 인권' 등의 저서를 펴낸 대표적인 진보성향 학자다.

사회학자인 한 공동위원장의 대표적 주장인 '중민론' 역시 386세대를 중산층이나 민중과 구별되는 개혁적 성향의 '중민(中民)으로 규정하고 그들을 사회개혁의 원동력으로 본다는 진보논리다. 그는 '눈카마스'라는 제목의 시사평론집을 통해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옹호하고 강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눈카마스'는 '이제는 그만'이라는 뜻을 가진 말로 남미 군사정권의 반민주적 인권유린에 대한 저항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렇듯 평생 진보성향을 띄여온 한 공동위원장이 대규모 부정선거에 항거하는 민중봉기에 총으로 맞대응한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라고 칭한 것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진보진영의 입장에서는 '변절자'로 보기에 충분한 '충격' 발언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한 공동위원장의 발언 기저에 '변절'보다는 '중도층' 흡수를 위한 정치적인 '계산'이 깔렸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만큼 국민의당이 '무당파·중도층' 구애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중도층'의 환심을 사고자 한다는 것이다.

우선 국민의당은 '거대 양당 체제의 타파'를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 18일 창당을 주도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은 마포 당사에서 열린 확대기획조정회의에서 "국민의당은 수구지배체제에 균열을 내는 당"이라며 "(다가오는 총선에서) 양당 담합의 인질이 된 국민께 새로운 희망을 선물할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정치지형 지각변동'을 강조했다.

그러나 거대 양당 체제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공고한 지지기반이 선행되어야한다. 탈당한 일부 의원을 따라 더민주의 지지기반 일부가 국민의당으로 이동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입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양거대 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아닌 각종 여론조사에서 약 30%에 육박하는 무당층, 중도층을 흡수해 강력한 지지기반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원내 제1야당으로 올라서는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를 위해 국민의당은 한상진 교수 외에도 공동 위원장으로 보수성향을 보이는 윤여준 전 장관도 영입하는 등 일명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를 주창하며 중도 구애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한 위원장의 발언은 이런 배경이 깔린 상태에서 중도층에 대한 구애의 일환으로 돌발적으로 튀어나왔다는 주장이다.

사실 중도층 흡수를 위한 전략은 국민의당 만의 전략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중도층 포용을 위해 조기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멘토’, 경제민주화의 아이콘으로 불린 김종인 전 의원을 영입했다. 심지어 문재인 더민주 대표는 19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김종인 조기 선대위원장 체제가 안정되면 미련 없이 당 대표직을 사임하겠다며 승부수까지 던진 상황이다.

사실상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무당파·중도층을 다가올 총선의 캐스팅보트로 판단하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야권의 중도층을 향한 '구애의 몸짓'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의당은 한상진 공동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너무 나갔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정치적인 계산이 깔린 발언'이라는 주장을 부인하지 않았다.

최원식 국민의당 창준위 대변인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나름대로 한 위원장은 중도층을 포용하겠다는 정무적인 필요를 느껴서 소신발언 하신 것"이라면서도 4·19 혁명관련자와 진보세력의 반발을 의식한 듯 "그러나 우리 당 내부에서도 '너무 나간 것 아니냐'는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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