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다 모아 놓은 '보험다모아' 내용 없고 가격 나열만...


입력 2016.01.09 10:05 수정 2016.01.09 10:09        이충재 기자

온라인보험슈퍼마켓 호칭 무색, 전문가들 "표준화-정교화 시급"


“내용은 안 보이고 가격순으로 나열돼 실질적으로 상품을 비교하기가 어렵다.”
“단순 가격경쟁이 아닌 소비자들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선 개선이 많이 필요하다.”
“특약이 다양하고 보장 기준도 다른 생명보험 상품을 팔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해 말 출범한 ‘보험다모아’가 아직까지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온라인보험슈퍼마켓이라는 호칭과 달리 ‘나열식 보험 비교’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금융당국의 사전규제 해제 이후 본격적인 차별화 상품이 출시되더라도 온라인장터에 제대로 진열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업계와 전문가들도 가격비교 외에 표준화 작업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표준예시'로 단순 가격비교…금융소비자들 발길 잡지 못해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현재 보험다모아에는 33개 보험사의 217개 상품이 올라와 있다. 개장 후 누적방문자가 23만 명으로 하루 평균 6000명이 찾았다. 하지만 오픈 당일 방문자 수가 6만3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당장 온라인에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의 수가 제한적인데다 보험가격 비교 기능 역시 세밀하지 못해 금융소비자들의 발길을 잡는데 한계를 겪고 있는 것.

이와 관련 박준철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보험다모아의 파급효과와 소비자 관점의 순기능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능 개선과 보완이 중요하다”며 “비교 기준 표준화와 정교화가 시급하며, 이는 향후 보험다모아의 활성화 수준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험다모아에서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외에는 ‘표준 예시’(남자, 40세, 월납 기준)를 기준으로 가격 비교를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 방문자의 연령과 성별 등에 따라 보험료 차이가 커지는 만큼 선택의 근거로 활용하기 부족하다. 더욱이 자동차보험의 경우 개인별 할인-할증 요율 적용이나 본인 소유 차량 가액의 반영, 추가 특약 선택이 반영된 보험료 산출 등이 가능하도록 가격 산출 기준의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저가상품' 아닌 '최적의 상품' 찾을 방법 안내할 필요"

박 연구위원은 “과도한 가격 중심의 보험상품 비교하고 최저가 상품을 찾는 관점의 접근은 자칫 보험상품을 하향평준화하고 보험 가입 의사결정 기준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며 “고객의 합리적 보험 가입을 지원하기 위해 보험상품 선택과 관련한 기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일반인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담보 특성에 대한 설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한 가격하향식 경쟁이 가속화되면 결국 피해는 금융소비자들이 떠안게 될 수밖에 없다. 이에 업계에서는 가격비교 우위를 점하기 위해 보험사들이 담보 구성이 부실한 ‘미끼 상품’을 설계할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상품-서비스 차이에 대한 명확한 판단 없이 보험료가 비싼 설계사 판매 상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수도 있다. 이미 21만여명의 설계사들은 보험다모아가 일자리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온라인 전용상품과 오프라인 상품의 차별성을 알리는 것은 물론 설계사 업무의 조정 등의 조치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 연구위원은 “보험다모아는 단순히 최저가 상품이 아닌 가격 대비 최적의 보험상품을 소비자 특성을 감안해 구매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가이드라인과 정보를 제공하는 공신력 있는 보험포털로 발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충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