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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뭉술' 화법으로 '새정치' 발표한 안철수


입력 2015.12.29 09:19 수정 2015.12.29 09:21        전형민 기자

27일 새정치기조, 28일 송년 기자간담회서 특유 '두루뭉술 화법'

현장에서도 "100가지 좋은 단어를 잘 조합만 해놨다" 비난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지난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미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탈당한 황주홍, 문병호, 김동철, 유성엽 의원과 함께 신당 창당 계획을 밝히며 “반드시 정권교체하는 정당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00가지 좋은 단어를 잘 조합만 해놓았을뿐 내용이 없다."

지난 27일 있었던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새정치기조 관련 기자회견'이 끝난 후 기자들 사이에서 나온 말이다. 안 의원과 관련해 예전부터 제기되어온 '두루뭉술 말장난만 친다'는 비판의 연장선이었다.

지난 13일 탈당을 선언한 안 의원은 2주 만에 향후 꾸려질 신당의 기조인 '새정치'에 대한 내용을 밝히며 본격 창당행보에 나섰지만 정치권에선 '속 빈 강정'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안 의원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정치, 다른 정치, 바른 정치로 보답하겠다"며 '공정성장론'과 '합리적 개혁노선'을 따라 새정치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준비해간 회견문을 통해 "역사적으로 낡은 것은 스스로 물러난 적이 없고 새로운 것이 나타나야 낡은 것이 물러난다"며 "국민께 더 많은 선택·더 좋은 선택을 가져올 새로운 정당에게 힘을 모아주실 때"라고 강조하며 신당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새정치기조 관련 기자회견'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는 것이 현장을 지킨 기자들의 반응이었다.

이 같은 기자들의 반응은 기사에서도 나타났다. 이날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중진 의원들이 모여 당의 앞날에 대해 논의하는 모임을 가져 주목받지 못했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안 의원 특유의 '두루뭉술 화법'이 또 다시 되풀이 됐다는 반응이었다.

이어진 질의응답시간에도 이런 '두루뭉술'은 계속됐다. 첫 질문은 '작년 2월에도 새정치를 말했고, 그때도 낡은 정치를 이야기했는데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였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큰 방향은 바뀐 점이 없다"면서도 "그렇지만 저도 국회에서 입법활동을 하고 정치현실을 직접 경험해보니까 실현 가능한 것들이 어떤 것인가를 고민하게 됐다. 구체적인 안들을 '내놓겠다'"고 답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치혁신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토론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두 번째 질문은 '어떤 대화창구를 통해서 소통할 것이냐'는 질문이었고 안 의원은 이 질문에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창당의 실무를 맡고 있는 이태규 정책네트워크 내일 부소장은 "새 정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30, 40대들을 국회로 들여보내 목소리를 내게 해야한다고 주장에 '그 방법이 뭐냐'는 질문에도 안 의원은 "기존 구조를 깨겠다"며 "그 분들을 위한 문턱을 어떻게 낮출지 하나씩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격차해소의 방법론을 묻는 구체적인 질문에는 "함께 잘 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모두의 궁극적인 목표"라며 "경제문제를 중심으로 그러한 내용을 공정성장론에 담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튿날 이어진 송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이런 '두루뭉술'은 계속됐다. 안 의원은 신당의 인재영입가 관련해 "많은 언론인이 궁금해한다"며 자진납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새정당에는 기존에 알려진 분들, 새정치에 동참해주시는 뜻 있는 의원분들이 필요하다. 또 특정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분도 필요하다"면서도 "학벌, 스펙으로 다듬어진 가공된 보석보다는 낭중지추나 뭍힌 원석 찾는게 새정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역 탈당의원들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는 동시에 현역보다는 참신한 정치신인을 발굴하겠다는 앞뒤가 안맞는 발언이다.

"해가 떠서 어둠이 물러가는 것이지, 어둠이 물러가서 해가 뜨는 것이 아니다"며 더불어민주당을 공격하고 '새정치'를 거듭 강조해온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가 언제쯤 '두루뭉술'이 아닌 제대로된 '새정치'의 룰을 세울지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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