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식당에서 음주 적발되면 무조건 식당 책임
연말을 맞아 청소년 주류 판매 단속이 심해지자 음식점에 비상이 걸렸다. 가족 모임이나 직장 회식에 미성년자가 보호자 허락하에 술을 마셔도 현행법상 업주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제시하는 서울시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 10월까지 청소년에게 주류를 판매하다 적발된 서울시 내 업소 1531개 중 72.8%에 해당하는 1116곳은 일반음식점이었다.
현행법에 따르면 청소년의 주류 구매나 음주를 확인할 의무는 업주에게 있다. 이 때문에 가족 단위 송년 모임에서 함께 온 청소년들이 부모 허락하에 맥주 한잔을 받아도 책임은 업주가 져야한다.
지난 달 경찰 수사를 받은 한 한식당은 직장인 회식임에도 신분증 검사를 했다. 하지만 뒤늦게 합석한 만 19세 미만 직원을 놓쳐, 곧이어 들이닥친 경찰에 적발됐다.
손님들이 업소의 잘못이 아니라며 선처를 호소하는 의견서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측은 식당이 처벌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청소년에게 술을 팔면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그리고 통상적으로 영업정지 2개월 정도의 행정처분도 함께 부과된다.
영업정지 2개월을 당하면 매출 손실은 물론 그 동안의 직원 인건비와 임차료는 계속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폐업위기에 내몰리는 영세 자영업체들도 있다.
이런 법을 이용해 경쟁 업소에서 의도적으로 청소년을 들여보내 술을 마시게 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도 벌어진다.
실제로 한 호프집에서 고등학생에게 맥주를 판 후 적발됐으나, 학생의 자백으로 악의적으로 금전적 대가를 받고 술을 마신 사실이 밝혀진 적 있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업무방해 혐의 등의 법 적용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요식업계도 청소년인줄 알면서 술을 판매하는 업주를 처벌하는 데는 찬성하고 있다. 하지만 업주 모르게 소량 마신 경우까지 처벌하는 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국회에서는 ‘미성년자가 신분증 위조 등 적극적인 방법으로 나이를 속였을 경우, 업주에게 부과하는 과징금을 감경하거나 면제한다’는 내용의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돼 현재 심의중이다.
경찰 관계자들도 억울한 업주가 생기지 않도록 청소년이 식당에서 술을 마시게 된 경위나 과정을 세밀하게 살펴 업주의 책임 경중을 따질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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