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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지구라도 구했나? '영웅 코스프레' 눈살


입력 2015.12.10 13:27 수정 2015.12.10 16:12        하윤아 기자

'비정규직 철폐' 적힌 머리띠 동여매고 일일이 악수

회견만 수십분…네티즌들 "독립운동이라도 했나" 질타

은신하던 조계사에서 자진출두 후 경찰에 체포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0일 오전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이 은신하던 조계사에서 자진 퇴거를 결정하고 대웅전에서 참배를 하고 자승 총무원장을 비롯한 조계사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조계사에서 은신해 있던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자진 퇴거를 결정하고 참배하기 위해 도법스님과 대웅전으로 향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조계사에서 은신해 있던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자진 퇴거를 결정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입장을 밝히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조계사에서 은신해 있던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자진 퇴거를 결정한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비정규직 철폐'라고 씌여진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25일 동안 이어진 은신을 끝내고 10일 조계사에서 퇴거했다. 그는 이날 경찰에 연행되기 직전까지 줄곧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면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투쟁을 독려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언론을 질타하며 목소리를 높였고 자진해서 출두한다면서 도열해있는 조계종 관계자들을 일일이 악수를 하는등 여유있는 모습에 지켜보는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오전 9시 48분. 조계종 직원 100여명이 관음전과 조계사 경내를 연결한 다리 앞부터 대웅전까지 좌우 양쪽으로 긴 인간띠를 형성하자 조계사 경내에 감돌던 긴장감이 한층 더 고조됐다. 이미 조계사 주변에는 경찰들이 여러 겹으로 줄지어 서서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었다.

10시 23분. 한 위원장이 관음전 밖으로 나와 모습을 드러냈다.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 스님과 함께였다. 그는 조계종 직원들이 형성한 인간띠 사이로 대웅전을 향해 걸었고 곳곳에서 “위원장님 힘내세요”, “걱정마세요”라는 말이 들렸다. 한 위원장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결연한 표정을 지어보이면서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10시 25분. 대웅전으로 들어선 한 위원장은 3배를 마친 뒤 곧바로 대웅전 옆 한국불교문화역사기념관 내 조계종 총무원장 집무실에 들어갔다. 그는 이곳에서 약 10여분간 총무원장인 자승스님과 면담했다.

10시 30분. 한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기로 한 생명평화법당 앞에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모였다. 이들은 저마다 ‘노동개악 반대’, ‘쉬운해고 반대’, ‘공안탄압 반대’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고 ‘노동자 다 죽이는 노동개악 반대한다’, ‘재벌만 배불리는 노동개악 반대한다’, ‘공안탄압 자행하는 박근혜는 퇴진하라’, ‘노동탄압 자행하는 박근혜는 퇴진하라’, ‘총파업 투쟁으로 노동개악 분쇄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10시 47분. 자승 스님과의 면담을 마친 한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위해 생명평화법당 앞에 섰다. 왼쪽 손목에는 자승 스님에게 선물받은 108 염주가 감겨 있었다. 그는 기자회견에 앞서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함께 ‘쉬운해고 평생 비정규직 노동개악 중단하라’, ‘백남기 농민 살인폭거 국가폭력 사죄하라’, ‘민주파괴 여론몰이 공안탄압 중단하라’, ‘박근혜 노동개악 총파업으로 막아내자’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리고는 굳은 표정으로 ‘비정규직 철폐’라고 적힌 띠를 머리에 둘렀다.

11시 5분. 기자회견을 마친 한 위원장이 다시 한 번 구호를 외친 뒤 도법 스님과 일주문으로 걷기 시작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했던 민주노총 조합원 일부는 한 위원장의 앞에, 일부는 뒤에 서서 함께 걸었다. 역시 조계사 직원들이 일주문 앞까지 인간띠를 형성했고, 한 위원장은 그 사이로 걸어갔다. 한 위원장은 일주문 밖으로 걸어 나가면서 조합원들을 끌어안거나 어깨를 두드렸고, 조합원들은 “위원장님 건강하세요”, “한상균은 무죄다”라고 소리쳤다.

11시 19분. 일주문 앞에 대기하고 있던 경찰이 한 위원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손목에 수갑이 채워진 한 위원장은 경찰 차량을 타고 남대문경찰서로 이송됐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노동개혁과 공권력 투입을 비판하면서 총파업 투쟁을 끝까지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에 대해 “노동자가 죽어야 기업이 사는 정책이 제대로 된 법이고 정책인가”라며 “위원장을 구속시키고 민주노총에 대한 사상 유래 없는 탄압을 한다 하더라도 노동개악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정부와 새누리당은 재벌들이 공식 요청한 저임금 비정규직 확대, 자유로운 해고, 노조무력화를 완수하기 위한 노동개악을 경제를 살리는 법이라며 대국민사기극을 벌이고 있다”며 “노동자 서민을 다 죽이고 재벌과 한편임을 선언한 반노동 반민생 새누리당 정권을 총선과 대선에서 전 민중과 함께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야당을 향해서도 “언제까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저울질 할 것인가”라고 비판하면서 “이번 임시국회에서 노동개악법안 처리 중단을 선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앞서 9일 벌어진 경찰과의 대치 상황에 대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랴며 “민주노총을 폭력집단으로 낙인찍고, 한상균을 그 수괴로 몰고, 소요죄까지 들먹거리며 단 한 번의 집회로 수백명을 소환하고, 압수수색하고, 공조직을 초토화시키고 마지막 저항조직을 거덜내겠다는 음모를 모르는 바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권이 짜놓은 각본에 따른 구속도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법정에서 민낯을 낱낱이 밝히고 IS 복면 불법시위와 소요죄 협박들이, 공안몰이가 꽃과 가면으로 조롱당했던 시간들을 우리 국민이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민심은 어떻게 요동치고 있는지 법정에서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구속된다 하더라도 노동개악이 저지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12월 16일 총파업을 시작으로 노동개악 저지를 위한 총파업 총궐기 투쟁을 위력적으로 해달라”라고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독려했다.

한편 인터넷 상에서는 한 위원장의 의기양양한 모습에 비판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아이디 ch*** 는 "2000만 노동자 들먹이고 무슨 영웅이 나타난것 처럼 생방송되다니 웃긴다"라며 꼬집었고 kds****는 "독립운동가라도 되는 모양"이라며 "비정규직 차멸은 정규직이 더 한다"고 지적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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