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신상필벌' 황창규 KT, 대규모 물갈이…왜?
황 회장 취임 이후 첫 사장 승진 단행
신사업 발굴 의지…대규모 상무 승진
KT가 예상치 못한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임기 1년을 앞둔 황창규 회장은 취임 이후 가장 큰 폭의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를 진행했다. 신성장,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일부 조직을 신설했으며, 38명의 임원을 승진시키는 등 신규 임원을 대거 발탁했다. 임기 종료까지 실적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임헌문 총괄 사장 승진…신사업 발굴 쐐기
KT는 4일 2016년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임헌문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Mass 총괄을 지휘하는 점이다.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Mass 총괄은 기존에 없던 조직으로 새롭게 신설됐다. 사장급 임원 또한 황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임명됐다. 사장급 임원으로 하여금 해당 부서에 힘을 실었다.
경영지원총괄도 새롭게 생겼다. 기업전략 업무를 담당했던 구현모 부사장이 진두지휘한다. Mass, 경영지원 등 2개의 총괄체제로 전환해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했다. 이 외 고객 시장 분석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플랫폼 사업 기획실과 고객분석실도 신설됐다. 플랫폼 사업 기획실을 통해 KT의 융합서비스와 신규 사업 플랫폼 개발 기능, IoT(사물인터넷) 사업기획, 빅데이터 사업화 등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그룹경영단도 만들어 비서실과 경영기획부문에 분산돼있던 그룹전략 기능을 통합했으며, CR부문에 있던 창조경제추진단은 미래융합사업추진실로 옮겼다. 미래융합사업추진실은 KT의 신사업을 발굴하는 전략 조직임을 고려하면, 신사업의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조직을 효율적으로 개편한 것으로 보여진다.
◇ 뚜껑 열어보니 ‘대폭’ 인사...마지막 인적쇄신
당초 업계는 황 회장의 임기가 약 1년이 남은 만큼, 올해 연말 인사가 소폭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변화보다는 안정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황 회장은 ‘신상필벌’ ‘쇄신’을 인사 키워드로 선택했다.
실적이 부진했던 라인은 과감하게 교체하고, 대규모 임원 승진 등으로 조직의 활력을 넣는 일도 잊지 않았다. 마케팅과 영업, 대외 조직의 수장을 모두 전면 교체한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풀이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신임 상무 승진자는 14명에서 23명으로 대폭 확대됐고, 임원 평균 연령도 52세에서 50세로 낮아졌다.
임기 후반부에 돌입했지만 신사업과 고객 부문 사업을 신설하는 등 KT의 중장기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아낌없었다. 현재 KT는 △경쟁사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 △국내 1호 인터넷 전문 은행 추진 △2016년 주파수 경매 등 굵직한 현안을 앞두고 있다. 대규모 조직개편 및 인사를 통해 급변하는 통신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임을 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임기 후반에 오는 레임덕을 고려하면, 사실상 올해 임원 인사가 황 회장의 뜻이 반영되는 마지막 인사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임원 인사를 통해 황 회장이 KT와 통신시장에 보내는 메시지를 분명히 알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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