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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농장행 최룡해, 복권 가능성? "아첨 잘해서..."


입력 2015.11.27 06:27 수정 2015.11.27 06:33        하윤아 기자

전문가들 "빨치산 혈통 집안배경은 물론 처세술 능해 쉽사리 숙청 안될 것"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이달 초 지방의 협동농장으로 추방돼 혁명화 교육을 받고 국정원이 밝힌 가운데, 북한 전문가들은 과거 실각-복권을 겪은 바 있는 최룡해가 이번에도 복권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자료사진) ⓒ사진공동취재단

국가정보원이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이달 초 지방의 협동농장으로 추방돼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북한 전문가들은 과거 실각과 복권을 여러 차례 겪은 바 있는 최룡해가 이번에도 복권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룡해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백두혈통’의 가보를 써내려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항일 빨치산 세력의 2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으로서도 숙청에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박영호 강원대 교수(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는 26일 ‘데일리안’에 “처형된 리용호, 현영철은 빨치산 혁명과 상관없지만 최룡해는 북한의 백두혈통을 지지한 빨치산혈통”이라며 “김정은이 젊고 즉흥적인 결정을 내린다 하더라도 북한 내부의 혁명가계 논리에 따르면 최룡해는 다른 인물들보다 복권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견해를 밝혔다.

특히 박 교수는 최룡해의 처벌 이유가 청년중시정책에서 김정은과 이견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국정원의 보고는 ‘과잉해석’이라고 평했다. 최고지도자와 의견을 달리했다면 최룡해 역시 처형당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신 그는 “백두산발전소 붕괴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는 것이 가장 신빙성 있는 해석”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집권 후 기념비적인 사업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벌인 백두산발전소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누군가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고, 이 상황에서 혁명근로단체나 사회주의청년동맹을 관장하는 당 비서인 최룡해가 도의적 책임을 지게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김정은으로서는 이번 일로 ‘아무리 혁명 빨치산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숙청될 수 있고, 혁명화교육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시범사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 제1위원장의 청년 중시 정책에 대해 최룡해가 이견을 보인 것이 백두산발전소 사고에 대한 책임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불경죄로 처벌을 받고 있기 때문에 복권되는 데 긴 시간이 걸리거나 아예 복권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견해를 달리하기도 했다.

평양아파트 붕괴 사고의 총 책임자였던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이 해임되거나 혁명화 교육을 받지 않고 계급 강등에 그쳤기 때문에 이점에 미뤄 이번 최룡해 처벌의 주된 이유를 백두산발전소 붕괴 사고로 해석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아첨 잘하는 최룡해, 쉽사리 숙청되지는 않을 것”

또 다른 북한 전문가들은 최룡해가 김정은 집권 이후 장성택, 현영철, 리영호 등 권력자들이 숙청되는 과정에서도 살아남을 정도로 처세술에 능해 쉽사리 숙청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재평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은 “최룡해는 절대로 김정은과 정책상 노선으로 인해 갈등을 빚을 인물이 아니다”며 “최룡해는 아버지(최현 전 북한 인민무력부장)와 닮아 성질이 사납다고 하는데 최고지도자에게 아첨을 잘해서 살아남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서 국장은 그러면서 “만약 국정원 보고대로 농장에 보내졌다면 곧 복권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룡해가 백두산발전소 건설의 총책임자이지만 실무책임자는 아니었기 때문에 김정은은 연대책임 차원에서 근신하고 자숙하는 시간을 갖고 당에 충성할 기회를 주겠다는 메시지를 보냈을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도 “최룡해는 산전수전을 다 겪었어도 오랜 시간 고위직에서 일해 온 사람으로 그 누구보다도 처세술이나 앞뒤를 재는 측면에서는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며 “본인이 자청해서 혁명화 교육을 받겠다고 했을 수도 있다”며 복권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아주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상황이 아니거나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수습이 될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총 책임자가 반성하는 의미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겠다고 스스로 나서기도 한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최룡해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위원장이던 지난 1998년 비리혐의로 평양 상하수도관리소 당 비서로 좌천됐다 5년 만인 2003년에 당 총무부 부부장으로 복귀한 바 있다. 또 지난 2004년에는 장성택 당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분파행위로 처벌받을 때 측근들과 함께 연루돼 2년간 혁명화 교육을 받고 2006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로 복권됐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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