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에는 삼성페이가 좋아서 갤럭시 찾게 될 것"
<인터뷰>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소장 서강대 교수
지급결제로 시작된 핀테크 P2P대출 등 폭발적 진화 예고
"지급결제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가 결국엔 모든 것을 쥐게 됩니다."
이른바 ‘핀테크 전도사’로 통하는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핀테크는 이미 전 세계를 움직이는 트렌드라며 핀테크에 보수적인 금융사는 결국 도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서강대학교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진행한 정 교수는 증권사 사장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최근엔 무보수임에도 불구하고 금융위원회 산하 핀테크지원센터 초대 센터장을 맡아 핀테크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할수록 그의 말투에서는 핀테크에 대한 강한 확신이 느껴졌다.
그는 국내 핀테크 산업이 주로 지급결제 시장을 주목하고 경쟁하고 있는데 지급결제를 시작으로 다양한 영역의 핀테크 시장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교수는 "전 세계적인 흐름은 이미 '손안의 금융'으로 5년 내 모바일 이코노미가 정착할 것"이라며 "한번 모바일로 간 것은 다시 돌아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급결제'를 먼저 선점하는 핀테크 업체가 결국에서는 모든 것을 쥐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삼성페이가 좋아서 갤럭시를 구매하는 소비패턴도 가능해진다"며 "결제를 누가 하느냐로 시장이 주도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상품이든 문화, 제조상품이든 모든 것의 종결은 결제라는 것이다. 그는 "구매를 해야 시장이 형성된다"며 "결제를 쥐면 결제 이외의 IT종합 플랫폼 형성이 가능하다. 고객의 충성도를 높여 결제 수단 안에서 활동할 수 있게 붙잡아 두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결국엔 금융회사가 마케팅, 유통, 제조 등 영역의 구분 없이 경쟁하고 결합할 수 있게 된다. 그는 "향후에는 금융사가 마케팅회사, 유통회사, 제조회사 등 영역의 구별없이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금융사가 핀테크에 투자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기존의 산업혁명에서 대규모 대량생산이 진행됐다면 핀테크로 인해 대규모 맞춤형 생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산업형 로봇, 빅데이터 등의 새로운 제조 기술로 인해 싸고 편리하고 빠르게 고객의 수요를 맞출 수 있게 됐다.
"금융사는 투자하고 금융당국은 규제 풀고 양 박자 맞아야"
정 교수는 지급결제로 부터 시작된 핀테크가 결국엔 P2P 대출 등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영역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금융사의 투자와 금융당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형 금융사는 중소형 핀테크 업체와의 상생을 통해 기술을 발전시키고 금융당국은 규제완화와 인센티브 지원을 통해 인프라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의 P2P업체인 랜딩클럽을 예를 들며 "재무적 결정을 비재무적 데이터를 통해서 하게 됐다는 것은 큰 파격이다. 기존 은행이 할 수 없었던 영역이 새롭게 창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P2P대출을 통해 기존에 불가능했던 대출이 가능해지면서 소상공인, 벤처, 중소기업 등을 끌고 올 수 있게 됐다"며 "SNS 등의 다른 빅데이터를 쓸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금융사의 적극적인 투자를 강조했다. 그는 "금융사의 상식으로 안 되는 부분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며 "새로운 엔진을 얻어야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 빚장을 걸어놓고 투자하지 않으면 해외 핀테크 업체에 모든 것을 빼앗긴다"고 경고했다.
정 교수는 "대형 금융사는 중소형 핀테크 업체와 M&A를 통해 새로운 엔진을 얻을 수 있다"며 "신생 핀테크 업체들에 투자하고 연구소를 만들어서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에는 규제완화로 시장형성을 도와야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이 같은 흐름은 소비자의 이익 뿐만이 아닌 국가적 차원의 이익"이라며 규제는 풀어주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금융당국이 강하게 밀고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역할은 인프라를 형성하고 디자인 하는 것"이라며 "정책적으로 새로운 시장에는 규제를 완화하고 인센티브를 줘야 더 좋은 기술과 인력이 모일 수 있다"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