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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탈락 "99% 내 책임" 신동빈에 신동주는...


입력 2015.11.18 14:06 수정 2015.11.18 15:51        김영진 기자

[기자의 눈]신동주 "1주일 내 원래 직위 복직" 개인적 욕심 드러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연합뉴스

지난 14일 서울 시내 면세점 경쟁은 신세계·두산의 승리와 롯데(월드타워점)·SK의 참패로 끝났다. 특히 국내 면세점 매출 3위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떨어진 것과 관련해서는 롯데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결국 롯데면세점은 국민 정서법이라는 벽을 넘지 못해 특허를 잃게 된 것이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를 잃게 된 이후,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당사자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엇갈린 행보는 여러 면에서 생각 거리를 남긴다.

먼저 신 회장은 면세점 발표 바로 다음날, 부친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생일을 맞아 롯데호텔 34층으로 가면서 "99%가 내 책임"이라며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였다.

또 "협력업체 포함 3000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그분들에 대한 고용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며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걱정했다. 지난 16일 내부 회의에서 "그동안 국내 1위 면세점을 키운 임직원들은 긍지를 가져도 좋다"며 "그룹이 (이번 일로) 활기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임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써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의 행보는 전혀 달랐다. 지난 17일 SDJ코퍼레이션 측은 "신 총괄회장 생일 때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에게 1주일 내로 자신과 신 전 부회장을 원래 직위로 복직시키라고 통보했다"며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며 가족 간의 대화를 공개했다.

SDJ측은 "신 회장에 대한 신 총괄회장의 분노가 워낙 크고, 본인이 이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대화내용 공개 이유에 대해서도 꼼꼼히 밝혔다.

하지만 그 진위 여부를 떠나 롯데가 처한 현 위기 상황에서 SDJ 측 및 신 전 부회장의 태도가 적절했는지 의문이다. 이것이 신 전 부회장이 그렇게 존경하는 신 총괄회장의 뜻이었을까. 특히 신 전 부회장은 서울 시내 면세점 발표를 이틀 앞두고 일본에서 일본 롯데 임원진들을 상대로 소송을 한다고 기자회견을 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를 잃는데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

롯데가 일본기업이냐 한국기업이냐 라는 논란을 떠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를 잃은 것은 롯데그룹 전체에 엄청난 타격이다.

창업자인 신 총괄회장 역시 이를 큰 충격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그런 그룹의 큰 리스크를 눈앞에 두고 한명의 아들은 '99% 내 책임'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아들은 "원래 직위로 복직시키라"고 말했다. 경영 후계자를 정해야할 아버지 입장에서 두 명의 아들 중 누굴 선택하는 것이 옳을까.

신 전 부회장이 공개한 내용이 아버지의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과연 일본 롯데를 20여년 경영했다는 경영자에서 나올 법한 태도인지 의문이 든다.

신 회장이 정말 신 전 부회장의 말대로 신 총괄회장과 자신의 경영권을 탈취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이번 면세점 이슈 및 동빈-동주의 경영 행보를 지켜보면서 왜 일본 롯데 종업원들이 신 전 부회장을 외면하고 신 회장을 지지했는지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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