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몽룡 "국사편찬위원회 초빙 요청에 망설이지 않았다"
현행 검정교과서 편향성 묻자 "대답할 수 없다"며 즉답 피해
국정제 전환에 따라 새롭게 개발될 '올바른 역사교과서'의 대표 집필진으로 합류하게 된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69, 고고미술사학과)가 국사편찬위원회의 초빙 요청에 흔쾌히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명예교수는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하순께 교과서 집필 참여 의뢰를 받았다"면서 "국사교과서 집필에 애정이 있어 선뜻 허락했으며 부담이나 망설임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국사 교과서를 24년간 써왔기 때문에 부탁하든 안 하든 동기는 마련돼 있었다"며 "(국사교과서를 쓰지 못했던) 5년 공백을 보완해 교과서를 쓸 것"이라고 밝혔다.
새 역사교과서에 삼국사기 기록을 충실히 인용하고, 최근 단양 수양개 유적에서 발견된 얼굴 모양 유물 등을 새로 해석해 싣는 등 기존 서술과는 다른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명예교수는 이날 일부 취재진이 현행 검정 역사교과서가 편향돼 있는지 묻자 "어려운 문제로 내 입장에서는 대답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현행 한국사 교과서를 봤냐는 질문에도 "너무 직설적인 질문"이라며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다만 현행 교과서에 대해 "(박사) 학위가 없는 고등학교 교사들이 집필에 참여해 권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최 명예교수는 당초 이날 오전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이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 구성 등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하려고 했으나 불참한 바 있다.
그는 "제자들이 못 가게 막았다"면서 "연락을 준 제자들 중 3분의 2 정도가 반대했고 대부분 제자는 가능한 한 참여하지 말아 달라는 식으로 의견을 줬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이밖에 최 명예교수는 집필 기간과 관련, "과거 교과서를 쓸 때는 14쪽을 쓰는데 1년이 걸렸다"면서도 "하루에 한 시간씩 쓰면 짧고 10시간씩 쓰면 긴 시간인 만큼 충분히 (1년 안에) 가능하며 정부를 믿고 국편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김정배 위원장의 발표 내용에 따르면 최 명예교수는 역사교과서에서 고고학(상고사) 부분의 집필을 대표한다. 최 명예교수는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의 전신인 고고인류학과를 졸업했으며, 26세 때인 1972년 전남대 전임강사로 시작해 1981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1987년에는 한국상고사학회를 창설했고 '한국고대국가 형성론', '인류문명 발달사', '한국 고고학 연구의 제 문제' 등의 책을 쓴 이력이 있다. 특히 1988년부터 2011년까지 5∼7차 교육과정 당시에는 고교 국사교과서 편찬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실제 그는 2007학년도 고교 역사교과서에 강원도 정선·춘천·홍천, 경기도 가평, 인천 게양구, 경남 진주 등지에서 출토된 유물 등을 근거로 한반도에 청동기 문화가 기존 알려진 것 보다 최대 1000년 앞당겨 전래됐다는 점을 기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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