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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동행' 이재용-신동빈, '빅딜' 얘기엔 미소만


입력 2015.11.01 15:50 수정 2015.11.01 15:52        이홍석 기자

리커창 중국 총리 간담회 열린 신라호텔 '철통보안'

주요 재계 총수들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 일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중앙테이블 왼쪽)이 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리커창 중국 총리 초청 한국 경제계와 간담회' 전 리 총리(중앙테이블 오른쪽)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 맨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드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이를 경청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삼성그룹과 롯데그룹간 화학계열사 '빅딜'의 주역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리커창 중국 총리 초청 한국 경제계와 간담회' 참석 길에 같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다. 이들은 불과 사흘 전 큰 거래를 성사시킨 사이였지만 우연히 마주친 이 자리에서 별다른 대화는 없었다. 이번 빅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도 둘은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닫았다.

1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리커창 중국 총리 초청 한국 경제계와 간담회'가 열린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은 간만에 재계 총수들이 총 집결하는 무대가 됐다. 행사를 주최한 대한상의를 이끄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을 비롯,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등 한국 경제계를 이끄는 대기업 총수와 CEO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외국 총리가 참석하는 행사인 만큼 신라호텔로 올라가는 길목인 장충체육관 주변은 이른 아침부터 경찰들의 삼엄한 경비가 이뤄졌다.

체육관 앞쪽으로 여러 대의 경찰버스가 배치됐으며 신라호텔 주변 일대 곳곳에는 경찰들이 몇명씩 조를 짜서 배치됐다. 무전기를 들고 이어폰을 낀 사복 경찰들은 어디론가 연락을 취하면서 부산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 날 한·일·중 정상회의와 이를 전후로 열리는 한중·한일·중일 정상회담 참석차 리커창 중국 총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방한하면서 경찰청이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2일까지 서울에 최상위 비상령인 '갑호비상'을 발령,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에 돌입한 것이 그대로 느껴졌다.

이러한 삼엄한 경비는 호텔 내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호텔 로비에 여러 명의 경호인력들이 배치됐으며 여러대의 금속 탐지기를 통해 호텔을 출입하는 모든 이들과 짐을 철저히 검사하면서 주변은 약간 무거운 기운이 감돌았다.

이 날 행사의 호스트 격인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오전 10시10분경 가장 먼저 도착했으며 10여분 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호텔 로비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이 행사 시작 40여분전에 차례로 도착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주요 그룹 총수들은 모두 보안 검사 과정을 거치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9일 화학계열사들의 빅딜로 주목을 받은 신 회장과 이 부회장은 간담회가 열리는 2층 행사장까지 같은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이목을 끌었다.
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리커창 중국 총리 초청 한국 경제계와 간담회'에 참석한 인사들이 호텔 로비를 걸어가고 있다. ⓒ데일리안

신 회장이 로비에 먼저 모습을 드러냈지만 기자들을 피하다 행사장으로 올라가는 입구를 찾지 못해 지체하면서 뒤이어 온 이 부회장과 동선이 겹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둘은 다른 탑승객들로 인해 앞 뒤로 서게 돼 별다른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전 11시가 조금 넘어 리커창 중국 총리와 왕이 중국 외교부장 등 중국 측 일행이 도착, 행사장으로 올라가는 것으로 주요 인사들의 입장은 마무리됐다. 주요 그룹 총수들은 행사 전 30분간 리 총리와 환담을 가졌으며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은 환담 후 자리를 떠 간담회에는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총리는 오전 11시35분경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동시에 입장해 헤드테이블 중앙에 자리했다. 리 총리 우측으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왕이 중국 외교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좌측에는 쉬샤오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손경식 CJ회장,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장, 류진 풍산 회장 등이 앉았다.

리 총리 맞은 편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완강 중국 과학기술부장을 중심으로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 등이 자리 했다.

리 총리는 오전 11시45분부터 오후 12시15분까지 약 30분간 한국과 중국간 경제 문화 협력 등을 주제로 양국간 교류 활성화를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연설했다.
1일 '리커창 중국 총리 초청 한국 경제계와 간담회'가 열린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주변 장충체육관 앞에 경찰차량이 일렬로 주차돼 있다. ⓒ데일리안 이홍석기자

이 날 호텔 주변의 삼엄한 경비만큼이나 행사에 참석한 그룹 총수들의 입도 무거웠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재계 인사들은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행사 전 기자들에게 금호산업 인수 관련 질문을 받고 "(언론이) 잘 도와달라"고 언급한데 이어 행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서도 "(금호산업 인수를) 잘 마무리하겠다"고 답한데 이어 '형제의 난' 이후 갈라선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의 관계 개선과 관련해서도 "잘 만들어 가야죠"라며 관계 개선의지를 내비쳤다.

화학계열사들을 주고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삼성SDI 케미칼부문·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 등을) 롯데케미칼에 비싸게 판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두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 없이 입장했다.

최태원 SK 그룹 회장도 지난달 30일 SK텔레콤이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통해 CJ헬로비전을 인수한다는 소식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역시 입은 무거웠다. 이 날 기자들의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계획에 이은 향후 인수합병(M&A) 계획 질문에 미소만 띄운채 별다른 언급 없이 행사장으로 향했다.

주요 총수 중에서는 가장 먼저 행사장에 도착했던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올해 판매 목표인 820만대 달성이 가능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오후 12시 30분경 간담회가 종료되고 리 총리가 행사장을 떠난 뒤 주요 재계 총수들이 한 꺼번에 몰려 나오면서 준비해 놓은 차를 타고 떠나면서 신라호텔 로비는 다시 평상시 모습을 되찾았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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