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자존심 지킨 '가전'…4분기도 이어갈까
가전업계 양대산맥 삼성‧LG, 3분기 ‘선방’
4분기, 경기불황‧환율 영향으로 ‘불투명’
삼성전자와 LG전자의 3분기 실적에 기여한 생활가전 사업이 앞으로도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다. 특히 두 회사 모두 프리미엄 스마트폰 사업이 내리막길을 걷게 된 상황에서 부품 부문(반도체, 디스플레이)이 탄탄한 삼성전자와 달리 생활가전 부문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높은 LG전자로서는 이 부문의 실적 추이가 회사 전체의 실적을 판가름할 만큼 중요하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전 사업에서 프리미엄 제품군을 앞세워 큰 폭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시장의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7조3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며, 한때 1400억원의 적자(올 1분기)를 기록했던 소비가전 사업도 큰 폭의 흑자를 내며 한 몫 거들었다.
TV와 가전사업이 포함된 삼성전자의 소비자가전(CE) 부문은 매출 11조5900억원, 영업이익 360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11조6000억원)은 0.08% 줄었지만, 영업이익(500억원)은 620% 늘었다. 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액(11조2000억원) 3.4%, 영업이익(2100억원) 71.4%가 증가한 수치다.
생활가전의 드라마틱한 성적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프리미엄 제품군 매출 증가와 지역별 차별화된 혁신 제품의 출시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올해 초 국내에 선보인 SUHD TV는 출시 3개월 만에 국내 판매량 1만대를 돌파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또한 상반기 TV수요가 줄면서 TV용 액정표시장치(LCD)패널 가격 하락으로 원가경쟁력이 상승한 것도 실적 견인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3분기 2940억원의 영업이익에 그쳤지만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스마트폰이 6분기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생활가전(H&A) 부문이 없었더라면 영업이익 흑자 자체가 위태로웠을 것이라는 평가다.
LG전자 생활가전사업본부는 3분기 4조1534억원의 매출과 245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액(4조4853억원)과 영업이익(2918억원)이 각각 7% 및 16% 하락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3조9792억원)이 4% 늘었고 영업이익(471억원)은 421% 증가했다.
계절적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성적표다. 특히, 영업이익은 회사 전체의 84%를 차지했다.
생활가전사업 본부가 부진의 늪에 빠진 LG전자 실적 붕괴를 막을 수 있었던 것은 북미, 한국 등 주력시장에서 냉장고, 트롬트윈워시 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 때문이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에 기여했던 생활가전 사업이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고가 전자 제품에 대한 구매 수요마저 미약한데다 환율 영향 등 시장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따라서 양사가 역동성을 회복하고 가전부문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사물인터넷(IoT)과 기업간거래(B2B) 비즈니스, 자동부품 등 신산업 부문에서 수익성을 높여야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북미시장을 놓고 보면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등 쇼핑 시즌이라는 호재를 앞두고 있지만, 4분기는 계절적 요인과 경기불황 지속으로 인해 수요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사업을 대체할만한 신성장 동력 창출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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