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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이끈' 케미칼 매각 삼성SDI, 내년 매출 5조 가능할까?


입력 2015.10.30 17:48 수정 2015.10.30 17:58        이홍석 기자

케미칼사업 매각으로 내년부터 중대형전지 더욱 중요해져

전기차와 ESS 시장에서의 수요 확대가 관건

삼성SDI 사업부문별 매출 추이 <자료: 삼성SDI> ⓒ데일리안

삼성SDI가 케미칼 사업부문을 매각하면서 앞으로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중대형전지 시장에 올인할 전망이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IT기기 시장의 포화로 소형전지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케미칼사업부문의 공백을 메워 나가겠다는 각오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의 중대형배터리 부문 실적 개선이 향후 회사의 실적 개선을 좌우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관련 시장 공략을 위한 행보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지난해 3월 제일모직 소재부문을 인수합병(M&A) 하면서 탄생한 케미칼 사업부문은 그동안 전지 부문과 함께 회사의 양대 사업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해 왔다.

주력 제품은 가전 및 전기전자 제품, 자동차 내외장재 등에 사용되는 고부가 합성수지(ABS)와 고강성 내외장재로 사용되는 폴리카보네이트(PC)다. ABS의 생산능력은 국내 기준으로 2위, 전 세계 기준으로 6위 수준이며 PC 생산능력도 24만톤에 이른다.

▲올 상반기 실적이끈 케미칼부문 공백 클 듯=올 상반기에도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은 전지사업부문 부진을 상쇄하면서 실적을 이끌어 왔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953억원으로 같은기간 회사 전체 영업이익이 31억원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수익을 홀로 이끌어 온 셈이다. 또 같은기간 매출액도 1조3337억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3조7098억원)의 약 36%를 차지하는 등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SDI는 올해 매출이 약 7조5000억원에 이를 전망인데 내년부터 케미칼 부문이 빠지게 되면 5조원 달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꾸준히 수익을 내왔던 사업부문이 사라지면서 향후 수익성 개선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게 됐다.▶표 참조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중대형전지 공략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전지부문 실적의 대부분은 소형전지에서 나오고 있는데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부진한 상황이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중대형전지에서의 비중 확대가 절실하다는 판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케미칼 사업부문 매각으로 삼성SDI는 내년부터 중대형전지 부문 실적이 더욱 중요해졌다”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중대형전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그만큼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여 만만치 않은 싸움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에 3조 투자...집중 육성”=삼성SDI도 중대형 전지에 대한 적극적 투자로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단기적으로 케미칼 부문의 공백이 발생하겠지만 전지부문을 집중 육성하면 수년 내 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진 삼성SDI 중대형전지 자동차부문 마케팅 상무는 30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금까지 자동차 전지사업에 총 9000억원을 투자했는데 오는 2020년까지 3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보다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내비쳤다.

회사측은 케미칼사업부문 매각 대금을 자동차용 전지 육성 및 전지 관련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I는 케미칼 사업부문 매각(2조5850억원)과 삼성정밀화학 지분(14.65%·2189억원) 양도로 롯데케미칼부터 약 2조8039억원 가량의 재원을 화보하게 된다.

이미 삼성SDI는 올 들어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의 전기차 배터리팩 사업부문을 인수하고 중국 시안에 업계 최초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해 본격 양산에 돌입하는 등 선행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SDI는 글로벌 전지업체로는 최초로 중국 산시성 시안에 연간 4만대 분량의 전기차용 중대형 전지 공장을 준공하고 지난달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오는 2020년까지 6억달러(약 6800억원)를 단계적으로 투자해 연매출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러한 적극적인 투자 계획에 힘입어 수년 내 자동차 전지부문 실적이 케미칼 부문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박 상무는 “최근 중국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폭스바겐 디젤 사태로 수요가 늘고 있다"며 "수년 내에 자동차 전지 사업만으로 현재의 케미칼 사업 수준의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자동차용 전지 매출이 상대적으로 작지만 올해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으로 손익도 개선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회사측은 미국과 유럽에 이어 중국에서 전기차가 급증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북미와 호주 등에서 ESS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양 시장에서 쌍끌이 수요가 발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미 지난 7월 북미 최대 발전사업자인 듀크에너지와 36메가와트(MW) ESS 프로젝트에 리튬이온전지와 배터리관리시스템(BMS)를 공급하기로 한 데 이어 최근 호주 빅토리아주 토마스타운 산업단지에 1MW 규모의 마이크로그리드용 ESS에 전지를 공급하는 등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강태현 삼성SDI ESS부문 마케팅팀 상무는 “ESS 시장이 기대했던 것만큼 성장 안되고 있지만 북미와 유럽에서 규모가 있는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이라며 “향후 수주 확보를 위해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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