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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실용주의 경영...다음 타깃은 건설·중공업?


입력 2015.10.30 11:33 수정 2015.10.30 13:43        이홍석 기자

비주력 사업 과감히 정리...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

사업재편 최종 목표는?...'IT-금융-바이오' 삼각편대

삼성 서초사옥 전경 ⓒ연합뉴스
삼성그룹이 화학 및 방산 사업을 모두 정리하면서 다음 사업재편의 수순과 향방에 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용주의 경영노선에 따른 것으로 IT 금융 바이오 등으로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어떻게 발현될지 주목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이 최근 1년 사이에 화학 및 방산 부문을 모두 매각하면서 이제 다음 타깃은 건설과 중공업·엔지니어링 부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1월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등 4개 화학·방산 회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한데 이어 최근 삼성정밀화학, 삼성SDI 케미칼사업부문, 삼성BP화학을 롯데그룹에 넘기기로 하면서 화학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1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화학 및 방산 분야 6개사를 신속히 정리할 수 있었던 데는 이재용 부회장의 실용주의 경영 노선과 과감한 결단력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비주력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음 타깃은 건설과 중공업=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사업재편의 후속편으로 이제 건설과 중공업, 엔지니어링 부문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으로 탄생한 통합 삼성물산은 옛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제일모직 건설리조트 부문간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양 사업부문의 인력을 합치면 정규직만 7000명이 넘어 현재 연말을 앞두고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9월 합병을 추진했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도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당시 그룹측은 육상과 해상 플랜트의 통합에 의한 경쟁력 강화라는 목표를 내세워 추진했지만 반대주주들이 대규모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주식매수청구금액이 높아 무산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양사의 합병 재추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 양사 모두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은 3분기 영업이익 846억원을 기록,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 연매출 12조원이 넘는 대형 기업이어서 매수자를 찾기가 어렵다. 또 삼성엔지니어링을 떼어내 매각하는 방안도 있지만 최근 3분기 1조5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실이 만만치 않은 것이 약점이다. 따라서 삼성중공업과의 합병 재추진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지주회사화, 삼성SDS 등과의 합병 시나리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 문제와 관련이 있다.

삼성전자는 전체 삼성 계열사 중에서도 외형이나 수익성 면에서 압도적인 그룹 내 핵심 계열사다.

문제는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0.5%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반면 통합 삼성물산 지분은 16.5%, 삼성SDS 지분은 11.2%에 달한다.

이때문에 삼성전자를 인적 분할해 삼성전자 투자회사(홀딩스)와 사업회사로 나눈뒤 삼성전자 홀딩스와 통합 삼성물산이 뭉쳐 삼성지주사를 출범시키거나 삼성전자 홀딩스와 삼성SDS를 합병방안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지주회사 전환시나리오에 대해 "계획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이재용의 선택과 집중...‘IT·금융·바이오’=이 부회장은 사업구조 재편 작업을 마무리한 뒤 최종적으로는 IT·금융·바이오 등 삼각편대를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삼아 육성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조직을 슬림화하면서도, 잘할 수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실용주의를 토대로 한 사업재편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는 삼성페이는 이 부회장의 이러한 노력이 빛을 발한 대표작이다. 삼성페이는 범용성과 사용편의성에서 호평을 받으며 출시 2개월만에 가입자가 100만명를 돌파하고 누적 결제금액도 1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핵심사업으로 중시하고 있는 IT와 금융의 융합 서비스라는 점에서 이번 성과의 의미는 크다. 삼성페이의 성공에는 미국 모바일 결제업체 루프페이의 마그네틱전송기술(MST)이 크게 기여했는데 이 부회장은 루프페이 인수에도 적극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5월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단행된 인수합병(M&A) 사례들을 보면 IT와 금융을 그룹의 핵심 주력삼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엿보인다. 루프페이 외에도 사물인터넷(IoT) 개방형 플랫폼 개발업체 스마트싱스와 공조전문 유통기업 콰이어트사이드 등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이와함께 삼성전자만의 독자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의 적용 범위를 보다 다양화해 하드웨어(HW)와 함께 소프트웨어(SW)의 역량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IT와 금융이 당장의 주력이라면 바이오는 장기적인 미래 육성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다. 구조조정과 매각 등 사업 재편 과정을 통해 확보한 재원을 바이오 산업에 적극 투자해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오는 2020년까지 바이오 부문에서 총 1조8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이 최대 주주로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그룹의 대표 바이오 계열사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 의약 관련 연구개발(R&D)을, 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 위탁생산(CMO)을 담당한다. 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에피스의 최대주주(90.3%)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인 미국 BMS와 스위스 로슈와 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년 1분기 단일 설비로는 세계 최대인 15만리터 규모의 송도 2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R&D 역량 강화와 제품 개발과 함께 내년 상반기 미국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은 나스닥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바이오 부문 R&D에 재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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