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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박 대통령 우산 아닌 집무실의 오바마다


입력 2015.10.24 10:10 수정 2015.10.24 10:10        데스크 (desk@dailian.co.kr)

<신성대의 이제는 품격>공항서도 백악관에사도 의전장만 달랑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5월 18일 헬기에서 먼저 내린 뒤 우산을 펴고 기다렸고, 발레리 재럿 백악관 선임고문과 애니타 브렉켄리지 부비서실장이 뒤이어 헬기에서 내리자 그들에게 우산을 받쳐주고 있다. [ABC뉴스 영상캡처]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안종범 경제수석 등과 함께 공항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박대통령을 집무실에서 맞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청와대

지난 14일 새벽(한국시각)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했을 때 마침 비가 내리고 있었다. 당시 공항영접은 피터 셀프리지 미국 의전장이 맡았었는데, 그때 박 대통령이 곁에 동행한 의전장에게 우산을 함께 나누지 않고 혼자만 쓰고 걸어 나온 것을 두고 무매너가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그리고 그 논란은 이번에 영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동행한 여성들에게 우산을 받쳐주고 함께 걸어가는 사진과 비교하며 가십거리로 다시 등장하였다. 역시 박근혜 대통령의 배려심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우산으로 보는 각국 지도자의 품격

하지만 이 논란은 먼저 비교 대상에서 초점이 빗나갔다. 시진핑 주석과 오바마 대통령은 남성이고 박 대통령은 여성이기 때문이다. 신사가 숙녀를 캐어하는 것은 당연한 젠틀맨십. 시진핑 주석 뒤에 따라오는 펑리위안 여사에게는 수행원이 우산을 받쳐 들고 있다. 따라서 여성인 박 대통령이 의전장을 캐어하지 않은 것을 두고 무매너라고 나무랄 수는 없는 일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박 대통령에게 있기는 하다. 무슨 말인가 하면 박 대통령이 직접 우산을 들고 비행기 트랩을 내려온 점이다. 만약 박 대통령이 우산을 받치지 않고 내려왔다면 당연히 의전장이나 다른 수행원이 곁에서 큰 우산을 받쳐 들고 캐어를 했을 것이니 말이다. 아무렴 사흘이 멀다 하고 외국 정상급 귀빈을 맞이하는 미국 의전장이 그만한 준비와 센스가 없을 리 없겠다.

기실 이번만이 아니다. 박 대통령은 평소에도 혼자 우산을 쓴다. 다른 남성의 근접을 허락하지 않는 습관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대통령으로서의 권위 때문인지 아니면 미혼 독신 여성으로서 남성의 근접을 기피해온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아무튼 회의석상이든 이동 중이든 수행원들이 멀찍이 떨어져 동행하는 사진이 유독 많다.

의전장만 나온 공항 국빈 방문이 아니라서...

다행인지 불행인지 당시 공항에는 박 대통령을 환영하러 나온 사람들이 많지 않았고, 거물급 인사도 없어 대통령이 직접 우산을 들고 그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무리도 없었다. 진짜 문제는 박 대통령의 우산 매너가 아니고 박 대통령을 맞는 백악관의 태도이다. 공항에는 고작 의전장만 달랑 나왔다. 그야 국빈방문이 아니니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가자.

한데 이틀 후 백악관 현관에서 맞이한 이도 역시 의전장이었다. 집주인인 버락 오바마는 물론 미셸 오바마도, 부통령도, 국무장관도 나와 보지 않았다. 박 대통령 혼자 방명록에 사인하고 오바마 대통령 집무실 문을 두드리고서야 만날 수 있었다.

박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이다. 한데 한국형 전투기 사업을 위해 핵심기술을 이전해 달라고 미 국방부에까지 찾아가 오버액션 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아무리 떼를 쓰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겠지만, 혹 미국인들이 속으로 ‘우릴 바보로 아나?’ ‘무슨 염치로?’ ‘그 기술 얻어다 중국에 갖다 바치려고?’하지나 않았을지 걱정이다.

낭만적인, 심하게 말하자면 철없는 한국인들은 ‘지난 날 미국이 해방시켜 주었으니 이번엔 중국이 통일시켜 줄 차례’라는 듯 통일대박, 유라시아 벌판을 종횡무진하는 꿈을 꾸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라면 오바마 대통령이 각국 대통령을 맞는 사진 한 장만 보고도 다가올 사태(?)를 짐작하고 그 나라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결정하고 규모를 조정한다.

국제관계는 냉혹하다. 한 번 금이 간 신뢰는 회복이 여간 쉽지 않다. 지난 날 “노(No)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을 외치던 일본이 20년 동안 허우적대다가 이제 겨우 미국과의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 이젠 우리 차례인가? 확인하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산꼭대기에 이미 서리가 내렸건만 산 아래에선 배짱이 두 마리가 그늘 좋은 가지를 서로 차지하려고 멱살잡이를 하고 있다.

글/신성대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안종범 경제수석 등과 함께 공항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안종범 경제수석 등과 함께 공항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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