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하반기도 호실적 이어가나
3분기 긍정적 실적 예상...4분기 이후엔 '글쎄'
메모리 가격 하락세·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 '관건'
SK하이닉스가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긍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4분기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12일 관련업계와 증권가 등에 따르면 오는 22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SK하이닉스는 매출액 4조9000억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 전후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동기인 지난해 3분기에 기록한 매출액 4조3121억원, 영업이익 1조3012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소폭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1조5885억원)와 2분기(1조3755억원) 대비 영업이익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누적 영업이익이 4조원을 돌파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연간 영업이익 5조원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 상반기에 비해서는 수익성이 다소 감소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지만 최근 들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이라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전체 실적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95%로 절대적이어서 이 두 제품의 가격 하락은 곧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모바일 D램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의 생산 비중을 늘리면서 D램과 낸드의 비트그로스(bit-growth·비트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증가하면서 양호한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모바일 D램 매출 비중이 약 40% 정도로 늘어난 상태다. 여기에 애플 아이폰6S 등 신제품 출시 효과로 이 비중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어서 수익성 향상이 가격 하락분을 상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을 높여 가격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마진을 확보한다는 목표 하에 지난 8월 준공된 M14 공장을 통해 20나노 초반 공정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어서 향후 실적 개선도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호실적에는 환율효과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7일 3분기 잠정실적(가이던스)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달러 강세가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해외 매출이 대부분으로 비중이 90%가 넘는 SK하이닉스로서는 달러화로 이뤄지는 부품 거래로 환율 상승 효과를 톡톡히 봤다.
특히 3분기 매출액이 전 분기에 비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환율에 따른 착시효과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달러 기준 매출은 1·2분기에 비해 낮았지만 그 사이 환율이 오르면서 원화 기준 매출은 증가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컸지만 환율 환경이 우호적이어서 출하량은 당초 가이던스를 충족시킬 것”이라며 “4분기도 연말 신제품 효과로 PC수요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D램 콘텐츠도 증가하면서 예상보다 견조한 수요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향후 실적이 지금까지의 추세와는 사뭇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일단 4분기가 3분기에 비해서는 전통적인 비수기여서 앞선 3개 분기 실적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내년에도 D램 수요보다 공급이 많을 것으로 보여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매출과 영업익 동반 감소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내년도 DRAM 공급 증가율은 24.8%로 수요 증가율(23.3%)을 웃돌 전망이어서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환율이 3분기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D램 가격 낙폭이 확대되면서 영업이익 감소 규모가 현재 시장 예상치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면서 “내년도 영업이익은 3조7400억원으로 올해 대비 약 32%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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