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전용 주차장 범죄 급증에도 CCTV 무용지물"
전문가 "화소 떨어지고 실시간 모니터링 없는 CCTV에 범인들 부담 없어"
이른바 ‘트렁크 시신’ 피의자 김일곤이 여성을 납치해 범행을 저지른 곳이 대형마트 여성 전용 주차장으로 밝혀지며 여성 전용 주차장의 범죄현황과 불완전한 폐쇄회로(CC)TV 시스템 등 열악한 주차장 환경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원 연구위원은 23일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여성 전용 주차장의 경우 범죄가 일어날 확률이 높고 실제로 범죄도 급증하고 있는데 안전대책으로 있는 CCTV가 개수도 부족하고 기능도 떨어져 여전히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김복준 연구위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한 해 동안만 여성 전용 주차장에서 일어난 강력 범죄는 19건이다. 뿐만 아니라 주차장을 포함한 인근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지난 2011년 3400건, 2013년에는 3500건으로 2년 사이 100여건 급증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김 연구위원은 “여성 전용 주차장의 (거의 유일한 안전대책인) CCTV 방범시스템이 완벽하려면 CCTV만 설치하는 게 아니라 이와 함께 24시간 상시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완벽한 CCTV방범 체계인데 우리나라는 설치만 해놓고 모니터링 하는 인력은 없다”고 고발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CCTV를 실시간으로 보고 가서 잡아내야 하는 건데, 찍히기만 하는 반쪽짜리 CCTV 정책으로 김일곤처럼 CCTV에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는 범인들이 범행을 저지르면 이후 범인을 검거하는 데나 사용되는 사후약방문이 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또한 김 연구위원은 “제가 경찰을 했을 때도 여성 전용 주차장 일선에 가보면 CCTV 개수도 부족하다”며 뿐만 아니라 “사각지대도 많은데 무슨 사건 발생해서 CCTV를 돌려보면 화소수도 굉장히 떨어져 얼굴 구분이 안 되는 등 장비가 상당히 노후된 상태”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그는 “더구나 지하주차장 같은 경우에는 다른 데보다 조명이 어두운데 CCTV 화소수가 떨어지는데다 어둡기까지 하니 사실 거의 밤이라고 보면 된다”며 “정작 필요한 현대화된 CCTV 개수는 부족한데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는 CCTV는 너무나 많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연구위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결국 비용인데 수요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큰 마트나 백화점 등은 당연히 상설 모니터링 요원을 두고 24시간 관찰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또 다른 방안으로 “일단 여성 전용 주차장에 남성들이 차를 대면 안 된다”며 “장애인 주차장과 같이 과태료 10만 원 부과 등 차단책을 마련해 남성 차단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차단 시설을 늘리면 범인이 심리적으로 압박을 느끼게 되고 아무래도 범행 대상지로 여성 전용 주차장 자체를 선택하기에 불편해 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또 하나의 방안으로 “발렛파킹 하는 것처럼 주차장 안전요원을 늘려 최소한 영업이 시작해서 끝날 때 까지는 사람을 상주하게 해 여성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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