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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은 미군 잠수함이 폭침하고 국정원 직원은 타살?


입력 2015.07.25 08:22 수정 2015.07.25 08:53        목용재 기자

사건만 터지면 괴담 퍼나르는 한국 사회

차량 번호판 해명해도 승복은커녕 더 확산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국정원 해킹 프로그램 의혹과 관련해 자살한 국정원 임모 과장의 마티즈 번호판이 다르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탈리아 해킹팀 사의 해킹프로그램을 운용했던 국가정보원 직원의 자살을 둘러싸고 의혹이 번지고 있지만 대부분은 근거가 없는 괴담이다. 현재까지 사실로 확인 된 것은 국정원이 이탈리아 해킹팀 사로부터 해킹프로그램을 구입했다는 것뿐이다.

현재 야당을 중심으로 국정원에 대해 제기되고 있는 의혹은 △이탈리아 해킹팀 사에서 발견된 한국 IP 138개가 민간사찰의 흔적이라는 의혹 △국정원이 자살한 직원의 차량을 바꿔치기했다는 의혹 △국정원 직원의 자살 원인 등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해당 의혹은 대해서는 상당부분 해소된 상황이다. 때문에 여야의 국정원 현장검사가 이뤄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국정원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행태는 없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해킹팀에서 발견된 IP 138개가 민간사찰 흔적이라고?

지난 19일 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당 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이탈리아 해킹팀이 한국 인터넷 주소(IP) 138개에 접속한 흔적을 발견했다. 해외·북한 정부수집과 실험연구용으로만 사용했다는 국정원의 해명은 거짓말”이라며 국정원의 민간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의혹에 대해서는 국정원과 보안 전문가들이 즉각 반박을 하고 있다.

국정원과 보안전문가들에 따르면 해당 IP 138개는 불상의 해커들이 이탈리아 해킹팀에 디도스 공격을 감행할 때 사용됐던 4만 4718개의 ‘좀비 피씨’ 중 138개였을 뿐이라는 것이다. 내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해킹이 아닌, 한국 IP를 이용한 해킹팀에 대한 공격이었다는 의미다.

보안업체인 하우리의 최상명 CERT 실장은 24일 ‘데일리안’에 “어나니머스라는 국제해커팀이 지난 3월 4일 해킹팀에 대해 디도스 공격을 했는데 어나니머스가 공격용으로 확보한 IP 가운데 138개가 한국에 있었다”면서 “IP 138개는 민간사찰 IP가 아니라 해킹팀이 디도스 공격을 당한 IP”라고 설명했다.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도 지난 23일 라디오에 출연해 “한국 IP 138개는 사찰용이 아니다. 어나니머스란 국제해킹 그룹이 디도스 공격을 시행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국내 사이트들을 공격 경유지로 악용했다. IP는 그때의 흔적”이라고 말했다.

해킹팀에서 발견된 한국 IP를 두고 사찰의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지나치게 성급한 의혹제기였다는 지적도 있다.

임채호 카이스트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IP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IP 기록을 봐야 확인할 수 있다. 한국 IP가 발견됐다는 것은 여러 가지 목적이 있을 수 있다”면서 “발견된 IP를 (민간사찰을 위한) 공격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살한 국정원 직원의 차량 바꿔치기 의혹은 "사실무근"

자살한 국정원 직원의 차량을 바꿔치기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이에 경찰은 동일한 조건에서 현장을 재현하면서 의혹을 불식시켰다. 이번 의혹을 제기한 것도 새정치민주연합이었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마티즈 승용차의 번호판은 초록색인 반면 해당 요원이 차를 운행한 사진이라면서 경찰이 배포한 CCTV사진은 보면 번호판은 흰색”이라면서 ‘차량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경기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는 23일 “(마티즈가 찍힌 영상을) 초당 30프레임으로 나눠 보면 동일한 차량 진행에 따라 동일한 번호판이 밝은색 또는 어두운 색으로 변화된다”면서 “동종차량으로 같은 시간대 재연 실험을 10여 차례 해보니 실제 녹색 번호판이 흰색으로 왜곡 변형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특히 저화소 CCTV 카메라로 촬영할 경우 빛의 간섭, 화면확대에 따른 깨짐 현상등으로 번호판 색깔이 왜곡될 수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견해도 나왔다.

경찰에 따르면 재연실험은 23일 오전 6시 20분께 국정원 직원이 자살한 장소에서 2.4km 떨어진 버스정류장 앞 CCTV와 같은 장소에서 진행됐다.

국정원 직원의 자살 원인?…"외부의 업무에 대한 폄하로 스트레스 컸을 것"

아울러 자살한 국정원 직원에 대해 “잘못이 없으면 왜 자살했겠나”라는 의혹도 함께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직원이 민간사찰을 한 후 양심의 가책을 느껴 자살했다는 의혹인 셈이다.

이에 대해 전직 국정원 직원과 국정원 측에서는 해당 직원의 개인적인 성향과 함께 국정원 직원들의 자부심과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정원 관계자는 본보에 “직원들은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자기업무에 대한, 국가안보 업무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데, 이런 업무들이 폄하될 경우 참지 못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면서 “사명감으로 일하는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가 폄하되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정원 간부였던 송봉선 고려대 교수도 “국정원 직원들의 충성심은 다른 조직보다 강하기 때문에 이번 사건(자살)은 그러한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정원의 내부 감찰 강도가 세기 때문에 이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정원 차장 출신인 염돈재 성균관대학교 국가전략대학원 초빙교수는 본보에 “현재 국정원 내부 감찰조사의 강도는 모르겠지만 내가 알고 있기로는 국정원의 내부 감찰조사는 상당히 엄격하다”면서 “엄격한 조사과정을 겪었다면 특별한 사안이 아니여도 본인 스스로 ‘내가 조직에 누를 끼쳤구나’ 등 자격지심에 빠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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