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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미에 상 주는 한겨레는 통일 방해 분단고착 세력


입력 2015.07.12 09:51 수정 2015.07.12 09:52        데스크 (desk@dailian.co.kr)

<칼럼>보고픈 것만 보고 인권은 눈감은게 통일의 초석?

북 주민들조차 "정해진 사람만 만나 북에 대해 얘기해"

지난 2014년 12월 9일 신은미씨가 9일 저녁 대구 중구 동성아트홀에서 열린 ‘평양에 다녀왔수다’ 토크 콘서트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사장 임동원)이 한국계 미국인 신은미 씨를 ‘한겨레통일문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의 홈페이지에는 통일문화상이 ‘오랜 분단을 뛰어 넘어 새로이 다가오는 통일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하여 제정’ 됐다고 밝히고 있다.

오랜 분단을 뛰어 넘어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일로 수훈한다는 상의 취지에 대해서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아마도 대부분 찬성하며 공감할 것이다. 문제는 그런 취지의 상의 수상자가 왜 신은미 씨 인지이다. 신 씨의 어떤 활동이 통일시대 준비에 공헌(貢獻)을 했기에 통일문화상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상을 수상하게 되었는지 한겨레통일문화재단에 묻고 싶다.

신은미 씨는 지난해 토크콘서트를 통해 3대 세습을 정당화하거나 찬양하는 발언 등을 해서 법무부로터 강제 퇴거 조치 당했으며 재입국이 금지되었다. 지난 6월에는 일본에서 통일토크 콘서트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신씨는 “북한 사람들이 젊은 지도자에 대한 기대감과 희망에 차 있게 보인다” 등의 발언을 하였다. 또한 북한 체류 경험을 전하면서 ‘고급레스토랑, 독일 사람들도 감탄하는 수제 생맥주전문점에서 멋을 부린 여성들과 맥주를 마시는 모습을 보았다’고 했다.

신 씨의 이런 활동이나 발언들은 통일시대의 공헌이 아니라 해악이다. 김정은은 2013년 자신의 고모부를 공개처형하고 2015년에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처형하였다. 불과 며칠 전에는 자라공장 지배인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총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지도자에게 어떤 희망과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지 신 씨에게 반문하고 싶다.

고급레스토랑을 이용하는 평양의 주민들은 북한 전체인구의 최상위층, 1%도 안 되는 사람들이다. 그것이 마치 북한의 전체 모습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일본 토크콘서트 현장에서 청중이 ‘북한의 현실을 외면하고 평양의 일부 모습을 지나치게 미화한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에 신 씨는 ’나는 그저 여행자일 뿐 잘 모른다‘고 답했다. 북한에 대한 찬양과 미화를 적극적으로 하다 실제 북한의 현실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이런 모습은 너무나 무책임한 발언이다. 이런 사람에게 통일문화상은 어울리지 않다.

지난해 신 씨의 종북 콘서트 논란이 한창일 때 또 다른 재미동포인 수키 김(Suki Kim) 씨는 ‘평양의 영어선생님’이라는 책을 펴내면서 북한이 매우 통제된 사회이고 공포스러운 사회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세계적 지식 강연 프로그램인 테드(TED)에서 “북한은 국가를 가장 한 강제수용소‘라고 비판하며 ’학생들은 부모와의 연락도 차단된 채 모든 대화와 생활방식이 도청되거나 상부에 보고된다‘고 이야기하는 등 북한사회의 폐쇄성을 비판했다. 수키 김 씨는 신 씨와 같은 북한을 바라보고도 상당히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수키 김 씨가 바라본 북한이 실제라면 신 씨가 바라본 북한은 허상이다.

최근의 한 매체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조차 신 씨를 비판하고 있다. 자유북한방송은 신의주 주민들의 발언을 인용하여 ”정해진 사람들만 만나면서 북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다니는 신 씨를 북조선인민들조차 증오한다“고 밝혔다. 이런 신 씨가 다가올 통일시대에 어떤 공헌을 했는지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측은 밝혀야 한다.

통일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 제도적, 사회·문화적인 영역에서의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사회·문화적인 부분에서 통일이 되지 않는다면 통일 이후 극심한 사회적 혼란이 발생하거나 심각하게는 재분단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우리 사회가 힘을 합쳐 올바른 방향으로 통일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그에 앞서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북한의 현재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상황을 외면한 채, 정치인 혹은 몇몇의 사람들끼리 서로 손을 맞잡고 흔든다고 통일이 되지는 않는다. 통일은 기만으로 만들 수 없으며 진실의 치유로 만들어 갈 수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전후해서 중국은 도시미관을 단속한다는 이유로 도심 흉물을 가리기 위한 장벽이나 가림막을 설치했으며 낡은 고층 아파트에 페인트 작업을 했다. 또한 1만 3000명의 빈곤인구를 베이징의 슬럼가에서 강제 추방하는 등의 조치를 단행하기도 했었다. 이런 중국의 모습을 보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진실을 외면하는 행동이라고 비판을 했다.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현실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뮤지컬 무대 위의 배우들의 모습에만 환호하면서 통일을 외치는 신 씨도 당시 중국의 정부와 올림픽 조직위원회처럼 한심해 보인다. 그리고 그런 신 씨에게 통일문학상을 수여하겠다는 한겨레통일문화재단도 마찬가지다.

심리학에 인지부조화 이론이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생각하던 것과 실제 사실이 다르게 되면 심리적 불편함이 일어나고 심리적 불편함을 제거하기 위한 방향으로 심리적인 압력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신 씨는 인지부조화 속에 있으며 그런 심리적 불편함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북한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인지부조화는 스스로를 합리화하려는 경향을 낳는다. 신 씨가 일본 토크콘서트 중에서 말한 ‘나는 그저 여행자일 뿐이다’라고 말한 것은 심리적 불편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이다. 심리적 불편함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생각을 믿는 것이 아닌 현실을 인정해야한다.

이런 인지부조화가 계속되면서 발생하는 또 하나의 현상은 노력정당화 효과이다. 노력정당화 효과는 자신이 엄청나게 노력한 일에 대해서 더욱 큰 가치가 있는 것처럼 평가하는 현상이다. 신 씨가 나름 통일을 위해서 노력한 일들이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믿고 있으며 이런 믿음은 더욱 현실에서 스스로를 격리시키는 상황을 가져온다.

비단 신 씨만의 문제는 아니다. 진보진영의 많은 사람들이 통일문제와 북한의 인권 문제 사이에서 인지부조화나 노력정당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런 현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많은 진보진영의 사람들은 북한의 현실을 인정하고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해야한다고 말하면 적대적 통일관이라며 비판을 한다. 하지만 이는 북한정권에 대해서 적대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현실을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의 상황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사람들을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하지만 신 씨의 그간 활동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북한의 상황을 외면하고 북한 정권의 잘못된 점을 가리는 역할을 해왔다. 이는 통일시대를 준비해 가는데 해약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신 씨에게 통일문학상이라는 상을 주는 것은 부당하며 통일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북한의 인권 상황, 경제난, 북한정권의 독재와 폭력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이런 걱정은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통일 시대를 준비하고 통일에 대해서 깊이 공감하고 있다면 국민들이 이런 부정적 인식을 해결하기 위한 방향으로 수상자를 선정하는 것이 옳다. 신 씨는 국민들의 이런 우려를 씻어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닌 더욱 큰 우려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생각하는 통일이 보통의 국민들이 생각하는 통일과 같다면 신 씨의 수상을 취소하는 것이 옳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이 생각하는 통일이 우리와 다르지 않기를 바란다.

글/문동희 북한인권학생연대 대표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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