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뒤늦게 "평택성모병원이..." 그래도 불안
"왜 이제서야...뒷북치기 행정..." 비난 봇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발생한 병원 공개를 거부했던 정부가 5일 전격적으로 병원을 공개했다. 정부는 메르스 확산 방지 조치의 일환으로 병원을 공개했지만 국민들의 불안감과 정부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환자가 발생한 의료기관을 공개하기로 했다”면서 “평택성모병원에서 환자가 발생했으며, 지난 달 15~25일 사이 이 곳을 방문했던 사람들은 신고를 해달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평택성모병원 외에도 메르스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던 병원 이름을 공개할 방침이다.
메르스 공포 확산 이후 국민들은 메르스 병원 공개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비공개 방침을 고수해왔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직접 메르스 병원을 추적하고 명단을 만들어 인터넷에 정보를 퍼트렸다.
정부가 지금 와서야 메르스 병원을 공개하자 “너무 늦게 병원 이름을 밝힌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더욱이 이날 공개한 평택성모병원은 네티즌들의 추적에 의해 이미 인터넷에 떠돌던 메르스 병원 명단 속해 있던 곳이어서 정부의 뒷북치기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메르스 사태 발생 이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환자가 발생했거나 방문했던 병원의 이름 공개 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일부에서는 “메르스는 전염성 질환인 만큼 확산되는 것을 최소화하고 특히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다른 한 쪽에서는 “병원을 공개하면 국민들의 불안감만 가중시키고, 또 병원에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공개의 불필요성을 강조했다.
그 동안 병원공개 불필요 의견에 귀를 기울인 듯 공개를 거부해왔던 정부의 입장이 갑자기 바뀐 것은 국민들의 비난이 계속되는 것과 외국의 사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병원공개를 하지 않자 네티즌들은 “정부가 공개하지 않으면 직접 찾아내겠다”면서 병원을 추적해 명단을 공유하고 메르지 병원 관련 지도까지 만들었다.
해외의 경우 미국은 2014년 메르스 환자 발생시 즉시 병원이름을 국민들에게 알렸고, 프랑스 역시 2013년 메르스 확진판정자가 나오자 발생 병원을 공개했다. 미국과 프랑스에서는 메르스가 확산되지 않았던 요인 가운데 병원공개가 한 몫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우리 정부는 이번에 병원을 공개하면서 해당 병원 방문자에게 신고를 당부하는 등 메르스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그 동안 병원공개를 꺼려 불신만 키웠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고, 뒤늦은 병원공개로 인해 불신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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