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이션 달고 출근한 홍준표, 퇴근길은?
의도적으로 여유로운 모습 보이려는 듯…검찰 조사 결과에 주목
8일 오전 8시경.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송파구 자택을 나선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왼쪽 가슴에는 붉은색 카네이션이 달려있었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한 정치인 가운데 첫 소환자로 지목된 홍 지사는 실제 이날 검찰 조사를 받기 전 검찰청사 인근 변호사 사무실로 이동하는 내내 정장 옷깃에 카네이션을 달았다.
홍 지사 측에 따르면 이 카네이션은 어버이날을 기념해 홍 지사의 두 아들이 준비했다. 아들들의 정성을 뿌리칠 수 없던 홍 지사가 직접 카네이션을 달고 나왔다는 후문이다.
그는 이날 자택을 나오면서 대수롭지 않은 듯 어버이날이기 때문에 카네이션을 달고 나왔다고 말했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의혹에 대해 당당한 태도를 보이려는 일종의 전략’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실제 그는 이날 시종일관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일명 ‘모래시계 검사’로 불리던 그가 불명예스럽게도 20년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청사에 돌아오게 됐지만, 얼굴에서 긴장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오전 9시 55분경. 홍 지사는 내내 달고 있던 카네이션을 떼어낸 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 등장했다. 얼굴에 미소를 띠며 차량에서 내린 그는 취재진이 있는 곳까지 여유 있는 모습으로 걸어 나왔다.
당시 왼쪽 가슴에 있던 카네이션은 사라진 상태였지만, 그는 자신을 대표하는 붉은색 계통의 넥타이를 하고 나와 또 한 번 눈길을 끌었다.
평소 빨간색 넥타이를 즐겨 매는 것은 물론 심지어는 속옷까지 빨간색을 애용한다는 이야기도 나올 만큼 빨간색에 대한 홍 지사의 애착은 유별나다.
국회의원 시절 당 공식회의나 상임위원회에 다른 의원들이 붉은 계통의 넥타이를 매고 오면 “홍 의원에게 허락을 받은 것이냐”라는 식의 농담이 나올 정도다. 그만큼 홍 의원에게 빨간색은 ‘고유색’으로 통한다.
그런 그에게 붉은색은 단순히 색깔 차원을 넘어선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지난 1997년 러시아 방문 당시 빨간색이 ‘정의’와 ‘열정’을 상징한다는 것을 들은 이후부터 홍 지사는 매번 붉은 계통의 넥타이를 매고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새내기 정치인이었던 그에게 빨간색은 일종의 ‘초심’과도 같은 것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홍 지사의 한 측근은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그와 붉은색이 주는 이미지가 일맥상통한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홍 지사는 이날 검찰 조사를 앞두고 카네이션을 달거나 자신을 상징하는 붉은 계통의 넥타이를 하고 나옴으로써 의혹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인상을 남겼다. 때문에 ‘의도적으로 당당하고 자신 있는 모습을 외부에 비추려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검찰은 홍 지사를 상대로 자신의 보좌진이 윤 전 부사장을 통해 1억원을 건네받은 점을 알고 있었는지, 돈이 오고간 내용을 성 전 회장과 이야기한 적이 있는지, 경선자금을 투명하게 회계처리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실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줄곧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당당함을 어필한 홍 지사가 실제 검찰 조사에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말끔히 해소할지,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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