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파일 훔친 방송만이 진실 유일한 길인가?"
경향신문 기자들, 21일 성명 통해 JTBC에 강력 항의와 비판
유족의 동의와 명확한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성완종 육성 인터뷰’로 무단방송을 한 JTBC가 세간의 비난에 대해 ‘알권리’를 주장하며 맞서자, 경향신문 기자들은 '한국기자협회 경향신문지회 명의로 21일 “명백한 언론윤리 훼손”이라는 성명을 내고 비판했다.
JTBC는 지난 15일 ‘뉴스룸’을 통해 가장 먼저 ‘성완종 인터뷰’를 공개했다. 하지만 해당 인터뷰는 고 성 전 회장이 생전 경향신문과 가진 인터뷰 내용으로, 경향 측이 16일 인터뷰 전문 공개를 예고하고 15일 해당 녹취파일을 검찰에 증거로 제출했을 때, JTBC가 해당 파일을 빼돌린 것
특히 방송직전 성 전 회장의 유족들은 인터뷰 내용이 방송에 공개되지 않기를 요구했으나 해당 내용은 그대로 전파를 탔고, JTBC의 사장이자 ‘뉴스룸’의 앵커 손석희는 "육성이 갖고 있는 현장성으로 시청자가 사실을 넘어 진실에 가까이 갈 수 있게 하기 위해“라고 해명했다.
이에 경향신문 측은 “경향신문은 손석희 사장에게 묻고 싶다. 성 전 회장의 인터뷰 파일을 훔쳐 방송하는 것이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는가”, “경향신문이 전문을 공개하기 불과 몇시간 전에 서둘러 음성파일 일부를 잘라서 보도한 것이 공익과 진실찾기에 어떤 도움이 됐는지 묻고 싶다”며 언론윤리를 위반하고도 알권리와 공익을 내세우며 사과조차 하지 않는 손석희 앵커에 단호하게 직언했다.
이 같은 부조리한 행태에 평소 ‘알권리’를 열망하는 네티즌들 역시 경향신문과 같은 입장에 섰다.
다음아이디 '의분***‘을 비롯한 다수의 네티즌들은 “손석희 답지 않았다”, “손석희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습니까?”, “이건 감성팔이 안 통합니다”라며 ’신뢰‘에 무너진 실망에 찬 목소리가 가장 많았다.
또 네이버아이디 'ica***'는 "'알권리'라 칭하고 '손석희식 살아남기론'이라 읽힌다"며 평소 공익적 이미지가 강한 손석희의 호소에 등을 돌렸고, 다음아이디 '하얀***'은 "무엇이든 정도를 지켜야 한다. 옳은 일을 위해서라면 편법도 괜찮다는 것은 옳지 못한 문화를 양산한다. 손석희가 이번엔 백번 잘못했다"라며 아노미 상태에 정의가 어디 있냐는 의견을 개진했다.
또 다른 의견으로 네이버아이디 'ziq***'는 "JTBC도 어차피 똑같은 장사꾼이다. 덜하고 더했을 뿐. 손석희 또한 경영인에 불과하고..."라며 결국 다 상업언론 아니냐는 회의를 보냈다.
반면 ‘알권리’와 ‘윤리의식’ 그건 국민들의 심각한 고민거리가 아닌, 언론사들의 밥그릇싸움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네이버아이디 'cab***'은 "기자들, 죽은 망자의 녹취록으로 밥그릇 싸움하나? 그놈이 그놈..."이라며 고개를 저었고, 다음닉네임 'zer***' "발로 뛰어 얻은 특종도 아니고, 뭐 특허권 냈나? 사골국물 우리듯 우리지 마라... 한 인간의 죽음으로 얻은 특종인데 그 의미를 살릴 생각을 해야지, 밥그릇 타령이냐“라며 안타까워했다.
또 다음닉네임 '내산***'은 "언론윤리? 지금 대한민국 언론인 정신 반댓말은 맨정신이 아닌가 싶다"며 비난했고, 또 다른 닉네임 'wjd***'은 "국민들은 알고싶다. 득이되든 실이되든 일단 알고 생각하고 싶은 거다"라며 '알권리'에 한 표를 보탰다.
이에 다음닉네임 '리들***'은 "손 사장님 이하 JTBC 보도국 명의로 사과하고, 경향도 너그러이 받아주세요. 제발 언론사끼리 분열 좀 그만"이라며 가장 본질적인 것을 선의의 경쟁으로 좇아야 할 언론사들이 서로 싸우는 것까지 국민들이 편가르기 해야하냐며 개탄했다.
한편, 이와 비슷한 ‘알권리’와 ‘취재윤리’에 대한 갑론을박은 지난 2월 이완구 국무총리의 후보자 시절 녹취파일 공개로 팽팽한 대립을 이룬 적 있다. 이때 JTBC는 불법녹취 한 것을 외부에 전달하고, 이를 공개한 행위를 어떻게 볼 것이냐에 대해 “그런데 이게 불법일까요? 또 이를 공개한 것이 윤리에 어긋나는 것일까요?”라는 물음을 던진 바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