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고작 질문 3개로 끝난 네파의 기자간담회
수많은 취재진 불러놓고 자화자찬만...MBK 넘어간 이후 '보여주기식 간담회'란 지적도
아웃도어 기업 네파가 지난 6일 오랜만에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지난해 박창근 대표 취임 이후 처음 갖는 언론과의 접촉이어서인지 기자들의 관심은 매우 컸다. 더구나 네파는 MBK파트너스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큰 진통을 겪었던터라 인수 이후 변화상에 대한 궁금증도 관심을 증폭시켰다.
예상대로 간담회장은 수많은 방송 카메라와 취재진들로 붐볐다. 박 대표에게 쏟아지는 사진 플래시는 여느 큰 기업의 CEO 못지않았다.
먼저 박 대표는 2020년 1조3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하고 해외진출 계획 및 투자계획 등에 대해 설명했다.
문제는 뒤이어 가진 질의응답 시간이었다. 기자들은 질문을 하기 위해 서로 손을 들었다. 하지만 회사 측에서 기자들에게 준 질문 기회는 단 2번 밖에 없었다.
수많은 언론 매체들을 모아놓고 단 2명에게만 질문 기회를 준 것은 상식적인 진행이 아니었다. 그나마 한 기자가 점심식사는 나중에 해도 괜찮으니 질문 하나만 더하자고 주장해 추가로 질문을 받은 게 전부다.
결국 박 대표 취임 이후 가진 네파의 첫 간담회에서는 단 3개의 질문만 나온 것이다. 질의응답이 끝난 이후 박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들은 자리를 떠났다.
이런 식의 간담회를 할 거였으면 왜 비싼 비용을 들여 간담회를 했고, 수많은 사람들을 초청했는지 의문이다.
네파는 연구개발에 400억원, 매장 리뉴얼에 700억원, 마케팅 활동에 1800억원 등 2020년까지 총 2900억원의 공격적인 투자를 한다는 계획이다.
아웃도어 산업 성장 한계론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공격 투자인 셈이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이 같은 투자를 위한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특별한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충분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며 "가을과 겨울 시즌 비즈니스에 대한 분석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규모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장사를 잘해서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만약 아웃도어 시장이 불황을 맞게 된다면 이 같은 투자는 못한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 마련 없이 숫자만 만들어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이런 식의 '보여주기 간담회'를 한 배경이 궁금할 따름이다.
소비자들이 네파에게 기대하는 것은 이런 보여주기식의 숫자놀음이 아닌 메이저 아웃도어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체적인 비전 제시와 진정성 있는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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