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쉬웠어요" 중학생도 카드복제…뒷짐 진 감독당국
아마존, 11번가 등에서 카드복제기 쉽게 구입할 수 있어
감독당국 "카드복제기 유통 막을 방법 없어" IC결제만...
인터넷에서 누구나 쉽게 신용카드 위변조기를 살 수 있어 관계당국의 조치가 시급해 보인다. 특히 금융감독원은 IC결제 전환 외 특별한 묘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9일 경찰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해외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에서 장비를 구입해 신용카드를 위조해 국내 카드가맹점에서 2억원 상당 부정사용한 A(15)군이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카드를 너무 쉽게 위조할 수 있고 현금화가 쉬워 돈을 빨리 모을 수 있다 보니 범행을 멈출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번에 A군이 사용한 카드정보는 중국 메신저를 통해 구입한 외국인 신용카드 정보다. 이에 국내 신용카드 이용자의 피해사례는 아직 없다.
하지만 A군이 사용한 장비와 범죄수법만 봤을 때, 마음만 먹었다면 국내 신용카드 회원의 카드정보도 악용할 수 있었다.
특히 A군이 구입한 장비는 아직도 14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구라도 A군과 같은 유형의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런데도 감독당국은 'IC결제'가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답만 되풀이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MS결제 취약점을 악용한 범죄"라며 "카드복제기 유통을 막을 방법은 뚜렷하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2018년 IC결제가 의무화되면 이번과 같은 범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IC결제는 카드 앞면 금색 칩을 활용한 결제를 말한다. 마그네틱(MS)결제보다 보안성이 뛰어나 카드복제를 통한 부정사용을 막을 수 있다.
문제는 IC결제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IC카드 모두 MS결제 혼용카드다. 더구나 카드이용자 대다수 카드를 단말기에 긁는 방식(MS결제)으로 결제하지, 삽입하지(IC결제) 않는다.
이를 IC결제로 의무화한다고 하더라도 관광객을 포함해 외국인 중 IC칩이 없는 카드이용자가 많아 카드단말기에 MS결제 기능이 있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IC결제는 MS결제의 대안이다. 또 장기간에 걸쳐 단말기를 교체해야 하는 사업이다. 카드복제기 유통을 막는 방법이 될 수 없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모방범죄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특히 이번에 적발된 A군이 외국인 신용카드 정보를 활용해서 다행이지, 만약 국내 카드사 고객을 노렸다면 피해규모는 더 컸을 것"이라고 했다.
또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국내 카드사의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을 피하기 위해 A군이 외국인 신용카드 정보를 활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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