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허니버터칩 대박에도 PB제품 생산에 '속병'
허니버터칩 출시 이전 대형마트와 PB계약...일주일에 하루 허니버터칩 생산 못해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를 판매하는 해태제과가 남모를 속병을 앓고 있다. 해태제과가 대형 유통업체들과 맺은 감자칩 PB(Private Brand, 유통업체 브랜드) 계약으로 허니버터칩 생산을 풀가동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품절 현상을 빚고 있는 허니버터칩은 강원도 원주 문막읍에 제조시설을 갖춘 해태가루비에서 생산되고 있다.
해태가루비는 2011년 해태제과와 일본의 가루비(Calbee)가 각각 50% 지분 투자해 만든 합작투자회사이다. 이 회사는 가루비의 라이선스 제품 등을 제조해 판매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허니버터칩은 해태가루비 공장에서만 생산되고 있다. 지난 8월 출시된 허니버터칩은 현재 24시간 3교대, 월 60억원 규모로 이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해태제과 측은 밝혔다. 해태가루비 공장의 감자칩 라인은 1개뿐이다.
하지만 해태가루비 공장에서는 허니버터칩 뿐 아니라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의 PB 감자칩도 생산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22일부터 PB감자칩 4종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 1월부터 '통큰감자칩'을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모두 해태가루비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해태제과 측은 허니버터칩 출시 이전부터 계약이 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해태가루비 공장에서는 일주일에 하루를 허니버터칩을 생산하지 못하고 PB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해태가루비 공장에서는 PB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일주일의 하루를 허니버터칩 생산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해태가루비가 이들 유통업체와 맺은 계약도 기한을 정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PB제품이 판매될 때까지 계속 생산 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태제과 측에서는 허니버터칩이 나오기 이전부터 PB계약을 맺었을 텐데 허니버터칩이 대박을 치면서 계약 취소도 하지 못하고 답답한 심정일 것"이라며 "PB제품 만들기 위한 시간에 허니버터칩을 생산하면 훨씬 수익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대형마트들이 제조업체에게 갑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불만도 못할 것"이라며 "1개 라인에서 여러 제품을 생산하려면 청소하고 세팅하는 등 공백이 불가피하며 자사 제품이 대박을 치고 있는데 PB제품을 생산한다는 거 자체가 손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해태제과 관계자는 "이전부터 대형마트들과 계약이 돼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허니버터칩은 해태가루비 공장에서 월 60억원 규모로 지속 생산하고 있어 PB제품 영향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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