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개혁' 갈길 바쁜 새누리, 악재에 한숨만...
정윤회 파문으로 입도 벙긋 못해…보수혁신위도 미룰 수 없는 현안
지난 2일 2015년도 예산안이 통과됨에 따라 ‘예산정국’에서 벗어난 새누리당은 걱정을 한 시름 덜게 됐다. 하지만 △공무원연금 개혁 △경제살리기 입법 통과 △정윤회 문건 △보수혁신 등 쉽지 않은 과제들을 마주하게 됐다.
새누리당 입장에서 가장 시급히 처리해야 할 안건은 공무원연금 개혁이다. 3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김무성 대표는 “예산처리는 당연히 할 일을 한 거고 공무원 연금 개혁, 공기업 개혁, 규제 개혁 등 3대 개혁 현안이 산적해 있다”면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비롯한 현안에 집중해야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김 대표의 말대로 공무원연금 문제와 여러 가지 현안들에 대한 대책을 적절하게 세워 올해 안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의 희망대로 공무원연금 개혁이 연내에 처리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여당의 단독처리가 힘든 상황에서 야당은 사회적 합의체 구성을 두고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여당은 “야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의 연내처리를 막기 위한 지연작전을 펴고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거기다가 아직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공무원 단체들의 눈치도 살펴야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여야가 공무원연금 개혁과 4자방 국조를 맞바꾼다는 ‘빅딜설’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빅딜설’과 관련한 질문에 “정치는 딜 아니냐”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4자방 국조는 여당으로서는 결코 받고 싶지 않은 카드지만 딜에 성공할 시 공무원연금 개혁의 성과를 내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마음을 굳힌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시점에 청와대의 '정윤회 문건' 파문이 터졌고, 이는 바로 공무원연금 개혁과 4자방 국조를 삼켰다. 여당의 입장에서 볼 때 정윤회 파문은 향후 국정 운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거슬린다.
이러한 점을 잘 아는 야당은 연일 정부와 여당을 향해 공세를 펼치고 있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윤회 파문을 “국기문란 중대범죄”라고 규정하며 “국회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국회 차원에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여당을 압박했다.
대통령까지 나서 여당을 향해 연말까지 연금 개혁을 해달라고 주문한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마음은 더욱 급해지게 됐다.
‘혁신 의총’ 이번주 내로 다시 열릴 듯, 이래저래 머리 아픈 김무성
이같은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된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최근 당내에서 폭풍을 일으켰던 ‘보수혁신특별위원회’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지난달 혁신위는 의원총회에서 ‘출판기념회 전면금지’, ‘국회 의원 세비 삭감’ 등을 골자로 한 혁신안을 보고 했지만 당내 강한 반발에 부딪혀 눈물을 삼켰다. 이후 혁신위는 안을 반대한 의원들을 초청해 토론을 가지려 했지만 의총에서 발언한 15명 중 4명 밖에 참가를 하지 않아 또 다시 체면을 구겼다.
부침을 겪고 있는 혁신위는 이른 시일 내에 의총을 소집해 혁신안을 수정 없이 법안으로 성안해 다시 보고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혁신안 수정을 포함한 모든 혁신위의 결정은 김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에 넘길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취임 당시부터 유난히 ‘혁신’을 강조하던 김 대표는 혁신위 활동이 좋지 않은 결과로 흘러갈 경우 지도력에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혁신위에 대한 고민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산 넘어 산’이라는 말처럼 ‘예산안 처리’라는 큰 산을 넘자 그보다 더 큰 여러 개의 산을 만난 새누리당이 어떻게 정국을 풀어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김무성 대표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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