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휘날리던' 강제규 '민우씨 오는 날' 돌아오다
3년만에 남북 분단 현실 이산가족 고통 담은 작품 메가폰 잡아
"기다림의 고통 속에서 살아온 분들 조금이나마 상처 치유되길"
3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강제규 감독이 이산가족의 아픔을 그려낸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2일 서울 중구 롯데시네마에서 분단이라는 시대적 아픔과 이산가족의 그리움을 다룬 강 감독의 영화 ‘민우씨 오는 날’의 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 참석한 강 감독은 영화 상영에 앞서 “기나긴 기다림의 고통 속에서 살아온 우리 부모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의 고통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며 “민우씨 오는 날이 그 분들의 상처에 조금이나마 치유가 될 수 있는 작은 손길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강 감독의 연출작 ‘민우씨 오는 날’은 해를 거듭할수록 이산가족 수가 줄어들고 있는 현 상황에서 분단으로 인해 북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는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위로하기 위해 기획됐다.
제작사 빅픽쳐의 관계자는 2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감독님께서 1000만이었던 이산가족이 7만으로 격감했고 앞으로 3년 후에는 3만정도만 남을 것이라는 정보 접하고 나서 이산가족의 정서를 공감하고 그들의 슬픔을 헤아려보자는 의미에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영화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남북관계에 대한 이슈나 해외 영화제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면서 “아직도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애끓는 고통에 살아가는 이산가족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않고 위로해주고 싶었던 게 감독의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민우씨 오는 날’은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주인공 연희(문채원, 손숙 분)가 돌아오지 않는 연인 민우(고수 분)를 기다리는 내용으로, 강 감독이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매일 아침 일어나 시장을 보고, 꽃다발을 사고, 민우를 기다리며 식탁을 차리는 연희는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민우를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
연희는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잠을 자다가도 밖에서 들려오는 민우의 목소리에 놀라 대문으로 뛰쳐나가지만 늘 그곳에는 아무도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사람들이 찾아와 민우가 살아있다며 내일 아침 평양으로 출발할 예정이니 준비하라고 한다. 이에 연희는 언젠가 민우에게 도시락을 싸주고 배웅을 했던 것처럼 정성스럽게 도시락을 준비해 떨리는 마음으로 평향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연희가 평양에 가는 이유는 다름 아닌 ‘제18차 남북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실제 영화는 연희가 들뜬 모습으로 버스에 타고 있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이처럼 영화는 이산가족이라는 시대적 아픔을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통해 감성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그러나 평양행 버스 안에서 연희는 남북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무기한 연기됐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그렇게 손꼽아 기다리던 민우와의 만남은 좌절되고 만다.
이 가운데 영화는 북에 있는 가족을 눈앞에 두고 만나지 못한 슬픔에 젖은 이산가족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고통과 남북 분단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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