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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속 '모뉴엘', 수은 히든챔피언은 히든폭탄?


입력 2014.10.23 15:22 수정 2014.10.23 15:29        김해원 기자

<기재위>금리, 대출한도 우대받은 '히든챔피언' 선정기업 3곳 중 1곳 매출 하락

히든챔피언 선정 기업중 법정관리 신청도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이 지난 7월1일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EXIM 히든챔피언 클럽 창립 총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수출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의 중견수출기업 육성제도인 '히든챔피언' 선정 기업 3곳 중 1곳의 매출이 하락해 실효성 논란이 제기됐다. 특히 법정관리 '미스터리'에 빠진 모뉴엘이 수은의 히든챔피언으로 선정돼 그 과정과 이후 지원에 대한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나 여야 의원들의 뭇매를 맞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3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히든챔피언 육성대상 선정 기업 267개 기업 중 34.8%인 93곳이 선정 전보다 매출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히든챔피언 프로그램'은 글로벌 중견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수출입은행이 시행한 제도다. 인증기업에 선정되거나 육성대상기업에 포함되면 금리와 대출 한도에 대한 특별우대와 함께 환위험 컨설팅과 법률자문 등 비금융 서비스도 지원받게 된다.

하지만 오제세 의원에 따르면 선정 이후 매출이 하락한 기업 중 중소기업이 51개로 전체 매출 하락 기업의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2012년 육성대상기업으로 선정돼 1년 동안 지원을 받았지만 지난해에 매출이 떨어진 기업은 26곳으로 2012년 선정 기업의 38.2%를 차지했다.

지난해 선정돼 지원이 시작된 기업 중 38.9%인 21개 기업 역시 매출이 하락했다.

오제세 의원은 "매출이 하락한 기업의 매출 변동 추이를 보면 육성대상기업으로 선정되기 3년 전부터 1년 전까지는 매출 향상을 보였지만, 선정 이후인 2013년은 선정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20.02%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또 "히든챔피언 육성대상기업 선정에 수출입은행 인력 단 3명만이 투입되고 있어 최근 5년간 1인당 200개 기업을 담당했다"며 "수출입은행은 전문 인력을 확충해 중소·중견기업들이 더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히든챔피언으로 선정됐다가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가전업체 '모뉴엘'로 인해 히든챔피언 인증제도가 악용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같은 당의 김영록 의원은 "가전업체 모뉴엘은 2012년 히든챔피언 인증기업으로 선정된 뒤 2472억원의 금융지원을 받았는데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해 충격을 주고 있다"며 "히든챔피언 인증제도가 악용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모뉴엘은 창업 7년 만에 매출이 50배 이상 상승하고 지난해에는 매출 1조원을 넘겼다.

그러나 모뉴엘의 수출실적이 가공매출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수출입은행도 채권 회수가 안 되면 피해자가 되겠지만 히든챔피언 인증으로 모뉴엘을 '히든폭탄'으로 만든 게 아닌 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도 "전체 6000억원 규모의 사기 대출"이라며 "히든 챔피언 되기 위한 적합도 수출입은행에서 만들어서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선정했던 기업인데 한번도 조사 검토를 안했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이덕훈 수출입은행행장은 "모뉴엘의 경우는 저희도 당황하고 있다"며 "모든 실적이 좋았는데 어떤 조짐도 없이 갑자기 증상이 생기면서 저희도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해원 기자 (lemir050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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