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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금융당국에 금융권 불신 커진다


입력 2014.10.15 17:26 수정 2014.10.15 17:38        이충재 기자

금융위 '승인 보류'에 KB금융 LIG손보 인수 지연 하루이자 1억원 지급될수도

KB금융 내부 모습 ⓒ데일리안

KB금융이 금융당국의 늑장대응으로 또 한번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당장 KB금융은 LIG손해보험 인수작업이 보류되면서 오는 28일부터 LIG손보 대주주에게 하루 1억원씩의 계약실행 지연 이자를 물어야 할 위기에 처했다. 금융권에서는 KB사태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금융당국의 권위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며 불신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인수작업의 결정권을 쥔 금융위원회는 KB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작업이 마무리된 뒤 LIG손보의 KB금융 자회사 편입 승인안건을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새 회장 선임작업을 진행 중인 KB금융은 오는 22일 단일 후보를 선정한 뒤 29일 이사회에서 의결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15일 국정감사에서 “KB금융과 LIG손보가 계약을 맺은 상황이지만, 지금과 같은 KB금융의 지배구조나 경영능력으로 LIG손보를 인수할 수 있을지 더 검토해야 한다”며 “KB금융지주 회장 선임과 향후 경영 계획 등을 살펴보고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KB사태’를 수습하고 있는 KB금융 입장에서는 금융위의 ‘보류결정’에 또 한번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다. KB금융 관계자는 “예상된 일”이라면서도 최근 잇따른 악재가 영업위축으로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우려했다.

KB금융은 지난 6월 LIG손보 지분 19.47%를 6850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하면서 10월 27일까지 인수 심사가 끝나지 않으면 연 6%(하루 약 1억1000만원) 지연이자를 내기로 약정했다.

KB금융은 당초 금융위 승인이 10월 중순에 결정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회장 선임 등을 이유로 결정이 지연되면서 생때같은 돈을 물어야할 위기에 처한 것.

KB금융이 새 회장을 선출하더라도 단기간 내에 경영정상화와 함께 영업이익을 정상으로 돌리기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데에는 금융당국의 대응 방식도 한 몫했다는 지적이다.

한때 ‘리딩뱅크’로 주목받던 KB금융은 이번 인수작업 지연뿐만 아니라 수수료 수익의 핵심인 방카슈랑스와 펀드 판매실적이 지난해보다 40.3%와 18% 각각 급감했다. 최근 금융권의 대세인 스마트뱅킹 부분에서도 힘을 못 쓰는 등 영업력에 구멍이 난 상황이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KB금융이 어려운 상황에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을 치는데, 방해는 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위 입장에서는 금융지주가 자회사 인수심사를 할 때 ‘자회사 관리에 중대한 결함’이 있는지 등을 검토하는데 KB금융이 잇따른 사태로 보류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건전성 등을 평가하는 경영실태평가에서 2등급 이상을 받아야 다른 회사를 인수할 수 있다. KB금융이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았던 경영실태평가 2등급이 그대로 적용되면 LIG손보 인수과정에 적격사유가 된다.

KB금융은 지난 8월 11일에 LIG손보 인수 승인을 신청했고, 금융당국은 ‘특별한 사항’이 없으면 60일 내로 승인여부를 결정해줘야 한다.

이와 관련, KB금융 관계자는 “현재까지 경영실태평가에서 결격사유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회장 선임작업이 완료되면 LIG손보 인수를 비롯한 경영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이 LIG손보 인수를 승인받으면 자산 400조원의 거대 금융그룹이 된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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