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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 3인방 보낸 김정은, 그만큼 절박한 이유 있었다


입력 2014.10.04 15:57 수정 2014.10.04 16:16        김소정 기자

북중 관계 막히고 방러 성과 없자 국면 타개용

박 대통령에 '김정은 메시지' 전달 관심 집중

4일 오후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식당에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류길재 통일부장관 등이 북측 고위층 대표단의 김양건 노동당 비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와 오찬을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4일 오후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식당에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류길재 통일부장관 등이 북측 고위층 대표단의 김양건 노동당 비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와 오찬을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4일 오전 인천 송도 오크우드 호텔에서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국한 북측 대표단의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우리측 류길재 통일부 장관 등과 티타임을 가지며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4일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계기로 최측근 3인방을 남한으로 내려보낸 것은 국면 타개를 위한 특단의 조치라는 분석이 나왔다.

북측의 갑작스러운 방문이지만 이날 남측의 최고 안보라인 실세들과 오찬을 겸한 회담이 열리면서 사실상 2차 남북 고위급회담이 성사된 셈이다.

북한에서 내려온 인사들은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근까지 ‘2인자’로 불리던 최룡해 당 비서, 대남전략 총책인 김양건 당 비서로 사실상 정치·군사를 대표하는 특사 파견으로 볼 수 있다.

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계기로 삼았지만 황병서 총정치국장을 비롯한 핵심 실세들이 내려
온 만큼 이들이 ‘김정은의 메시지’를 갖고 왔으며, 오찬회담의 진행 분위기에 따라 북측이 어떤 형태로, 어느 선까지 메시지 보따리를 풀지 주목된다.

김정은의 최측근 3인방이 방문한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국제사회에 남한 방문 사실을 알림으로써 최근 인권 문제로 악화된 자신들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할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차수 계급장을 단 군복을 입고 참여한 점에서 겉으로 남북관계 개선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또 김정은이 장기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북한 선수들이 선전한 데 이어 고위 간부들의 남측 방문까지 대내적으로 선전하는 방법으로 체제결속을 도모할 것이라는 이유도 꼽힌다.

동시에 꽉 막힌 중국과의 관계나 북일 협상의 사실상 결렬, 여기에 리수용 외무상의 방러 성과까지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자신들의 경제난 타개를 위해 남측에 고강도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아울러 북한은 도발 전에 항상 대화부터 먼저 하는 ‘화전양면’ 전략을 구사하는 만큼 남측에서 자신들이 기대한 것을 얻지 못할 경우 추후 도발을 하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견해도 나온다.

북측 방문단은 이날 저녁 7시에 시작하는 폐막식이 끝난 이후 오후 10시에 북으로 돌아갈 예정이어서 남은 시간 동안 청와대를 예방하거나 대통령과의 면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 김대중 대통령 서거 시에도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김양건 당 비서 등 특사 일행이 청와대를 예방해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일이 있다.

또 폐막식에 박근혜 대통령 대신 정홍원 총리가 참석할 예정이어서 고위급 접촉이 잘 진행되거나 막판에 대통령의 메시지가 북측에 전달될 경우 방문단들이 하루 더 남한에 머물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다음날까지 남북 간 고위급 회담이 이어질 수 있다.

남북 고위 실세들은 오찬 회담에서 특별한 의제를 설정하지 않은 채 남북 간 현안 전반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에서 북한은 일단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이 문제에서 자신들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번에도 5.24조치 해제 등 자신들이 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주장해온 문제들에 대해서는 변하지 않는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핵과 경제 병진노선 파괴나 북한인권 문제를 거론하지는 않고, 대신 10.4 남북 공동성명 정신을 강조하거나 현실적인 문제로 5.24조치 해제 등을 언급하면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전문가 일각에서는 회담 성과 여부에 따라 이날 혹은 추후에라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평양 초청 가능성을 예견하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최근 리수용 외무상의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반기문 총장에게 서신을 전달해 반 총장의 북한 초청이 예견된 바 있다.

아직까지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북이나 김정은 제1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성사되지 않는 상황이다. 따라서 남북 정상회담이 먼저 성사될 경우 김정은 체제의 위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북측이 판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소정 기자 (brigh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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