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공습에 국내증시 '휘청'…수출주 '된서리'
수출기업 채산성 부담…외국인 이탈 가속화
철강, 자동차, IT가전, 기계, 화학 업종 하락세
최근 대외불안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가 엔화약세라는 장애물을 만났다.
코스피 지수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국의 이슬람국가(SI) 공격 등 대외적인 악재에도 비교적 잘 버티다가 최근 지속되고 있는 엔저 파고에 출렁이고 있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5.35포인트(0.26%) 내린 2028.34포인트를 기록했다. 한달여전만해도 2080선으로 연중 최고치를 찍으며 2100포인트에 근접했던 코스피가 한달새 50포인트 넘게 빠진 것이다.
이처럼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린 원인으로 지목된 엔화는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달러당 109엔을 기록 중이다.
엔화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국내 증시의 버팀목으로 작용했던 IT와 자동차주는 물론 화학과 기계 등 수출주들이 두드러진 하락세를 나타냈다.
김정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약세가 국내 기업이익에 미치는 주된 원인을 보여주는 것은 수출 경합도인데 한국과 일본간 수출의 경합관계가 높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에겐 엔저여파가 채산성 악화로 직결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엔저 여파를 고스란히 맞는 업종들로는 철강과 자동차, IT가전, 기계, 화학 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종은 2012년 이후 원·엔 환율에 밀접하게 움직이는 양상을 보여줬다. 이는 이들 업종들이 일본에 수출하는 비중이 다른 업종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 일본에 대한 수출비중을 살펴보면 석유제품이 10.7%, 수송기계(19.8%), 일반기계(10.4%), 전기기기(22.9%), 철강제품(5%), 화학제품(5.4%), 플라스틱(5.1%) 등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엔저현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일본은행의 추가부양 기대가 높아지고 있고 일본 공공기관의 해외투자 계획 등이 엔화 약세 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김유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엔화 약세가 1990년 중반의 흐름과 유사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약세 지속기간을 적용한다면 엔·달러 환율은 2015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1990년 중반의 달러 대비 엔화 절하 42.2%율을 적용해 엔화 약세폭을 가늠하면 적어도 110.9엔까지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의 하락이 수출 기업의 채산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실제로 2000년대 중반 환율이 하락세를 보일때 수출 실적은 양호했지만 엔저가 본격화된 2005년부터 수출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저 우려감으로 인해 국내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고 외국인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당분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속적인 엔저 현상에 대한 금융시장의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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