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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책임 떠넘긴 서울시, 석촌 주민 마음도 '싱크홀'


입력 2014.08.19 11:45 수정 2014.08.19 15:27        하윤아 기자

서울시 "삼성물산이.." 삼성물산 "결과 지켜보자"

[기사수정: 2014.08.19 15:00]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에서 동공 5개가 추가로 발견돼 현장 관계자가 설명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석촌지하차도 인근에서 싱크홀과 동공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18일 서울시는 지하철 9호선 부실 공사가 원인이라는 중간조사결과를 발표했지만 시공사인 삼성물산 측은 "최종결과를 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현재 석촌지하차도에서 확인된 동공 7개는 지하철 9호선 터널 공사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통형 기계를 회전시켜 수평으로 터널을 뚫는 ‘실드공법’을 이용한 공사가 부실하게 시행됐다는 것이다.

천석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18일 브리핑을 통해 “발견된 동공들의 발생 원인은 지난 번 싱크홀과 2차 동공 때와 마찬가지로 지하철 9호선 공사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시공사 측인 삼성물산 측은 “서울시가 조사위를 꾸려 정확한 정밀조사를 하니 그 조사결과가 나올 때 까지 지켜봐야 할 입장"이라며 "결과가 나올 때 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전문가조사단장인 박창근 가톨릭 관동대 교수는 S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초 터널 공사할 때 위가 모래·자갈층이었다”며 “그 부분을 충분히 안정화시키고 무너지지 않게끔 해놓고 터널을 팠어야 했는데 삼성 측에서 공사상의 실수를 하지 않았나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자료조사를 해보니 위험이 있다는 것은 삼성이 알고 있었다. 그리고 붕괴사고가 발생하면 어떻게 비상 대책을 수립, 대응할 것인가 라는 매뉴얼도 만들어져 있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삼성이 아직 인정을 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시공사 측에서 서울시에 싱크홀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했는데 서울시가 무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박 교수는 “계약서상에서 보면 설계와 시공은 전부 삼성이 맡아서 하고 있다”며 “공사 구간에 문제가 생기면 그 원인이 뭐든지간에 삼성이 다 책임지고 복구하게끔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이 자기 기업의 이미지 때문에 인정을 못하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하며 “지금이라도 빨리 인정을 하고 서울시와 삼성이 손을 잡고 복구해 시민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사건을 해결해나가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박 교수는 서울시 역시 관로, 충적층에 대한 분야별 통계나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자료를 구축해 ‘통합관리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도 CBS 라디오에 출연, “(삼성물산이) 공사하면서 그 위에 동공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리라고 본다. 몰랐을 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천공을 뚫어서 그라우팅을 할 때 충분히 그 빈 공간을 채워줘야 하는데 그 빈 공간을 어떤 이유에서든지 약간 놓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시간에 몰렸거나 약간 놓치고 가거나 실수하면 그럴 수도(무너질 수도)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석촌지하차도 일대 지역을 ‘취약 지역’이라고 일컬으며 “취약한 지역은 지질 조사를 2~30m씩 촘촘하게 해야 하는데 서울시에도 재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왜 이렇게 지반이 자꾸만 대규모로 붕괴사고가 일어나는가는 서울시에서 땅 속에 대한, 지질에 대한 자료가 지금 없기 때문에 그렇다”며 “(지질과 지반의 강약을 보여주는 지도를) 98년도에 이미 만들었지만 서울시는 그것을 활용을 안 한다”고 지적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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