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굳은 뒷문’ 임창용-봉중근 동반BS
류중일 감독 지켜보는 가운데 나란히 블론세이브
확실한 마무리 없는 대표팀, 금메달 문제없나
극심한 타고투저 속에 마무리 투수들의 수난사가 후반기에도 계속되고 있다.
손에 땀을 쥐는 역전극을 바라보는 팬들은 즐겁지만, 코앞에 다가온 아시안게임을 생각하면 불펜진을 바라보는 대표팀 감독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지난 3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LG전에서는 국가대표 마무리 투수 2명이 동시에 무너졌다. 삼성 임창용과 LG 봉중근이 대표팀 사령탑 류중일 감독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한 경기에서 나란히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것. 류중일 감독이 기술위원회와 함께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명단을 발표한 지 불과 이틀만이다.
심성은 7-6 앞선 가운데 9회초 임창용을 투입했다. 임창용은 첫 타자인 스나이더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대타 정성훈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임창용은 다시 오지환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2사 2루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손주인에게 좌월 역전 투런포를 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종전까지 올 시즌 홈런이 하나에 불과했던 손주인의 시즌 2호 홈런이었다.
임창용은 마지막 타자인 김용의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힘겹게 이닝을 마쳤지만 표정은 굳어있었다. 임창용의 시즌 7번째 블론세이브였다.
봉중근도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LG는 8-7로 앞선 9회말 이동현을 먼저 마운드에 올려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냈다. 마운드에 오른 봉중근은 한 타자만 처리하면 세이브를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흥련과 김상수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순식간에 위기에 몰렸다. 봉중근은 나바로를 고의 4구로 거른 뒤 대타 김헌곤을 상대했으나 풀카운트 승부 끝에 몸에 맞는 공으로 뼈아픈 밀어내기 동점을 내줬다. 이어진 만루 위기에서 봉중근은 결국 채태인과 풀카운트 접전 끝에 끝내기 안타로 8-9 역전패를 당했다. 힘없이 마운드를 내려오는 봉중근의 눈가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임창용은 올 시즌 33경기에서 5승 2패 21세이브(2위) 평균자책점 5.33, 블론세이브 7개(1위)를 기록 중이다. 봉중근은 35경기에서 1승 4패 20세이브(3위) 평균자책점 3.44 블론세이브는 4개다. 여느 시즌 같았으면 모두 정상급 마무리의 기록이라기에는 부족함이 많아 보인다.
더 큰 고민은 이들이 부진하더라도 딱히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국내 최고의 마무리투수였던 오승환이 일본으로 진출하면서 사실상 그 빈자리를 메울만한 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구원 1위인 손승락(23세이브)도 평균자책점이 4.66에 이른다. 롯데 김승회(15세이브 평균자책점 2.68)가 올 시즌 두각을 나타냈지만 류중일 감독은 상대적으로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하고 베테랑인 봉중근과 임창용을 선택했다.
일시적인 부진은 큰 문제가 아니다. 아시안게임에서 상대할 외국 타자들이 국내 타자들보다 더 수준이 높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처럼 1~2점차 리드에서 마무리투수들이 확실한 안정감을 주지 못한다면 고민은 커진다. 최종명단 발표이후에도 이번 대표팀 구성이 과연 최상의 전력인가 하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류중일 감독의 입장은 난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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