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축구 이어 이번엔 면제야구?
아시안게임 야구 엔트리 군 미필자 절반 초과
고심 흔적 엿보이나 ‘병역 원정대’ 회귀 지적도
후반기 야구계 초미의 관심사였던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엔트리가 공개됐다.
한국야구위원회와 대한야구협회는 2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기술위원회에서 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 24명을 확정해 발표했다.
투수는 유원상, 봉중근, 한현희, 김광현, 이재학, 이태양, 양현종, 안지만, 차우찬, 임창용, 홍성무 등 11명이다. 포수는 강민호와 이재원이 대표팀에 승선했다. 내야수로는 오재원, 황재균, 김상수, 박병호, 강정호, 김민성이 외야수는 김현수, 민병헌, 손아섭, 나성범, 나지완이 발탁되었다. 투수 홍성무(동의대)는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로 합류한다.
가장 큰 특징은 군미필자들의 대거 합류다. 전체 엔트리 24명 중 무려 13명이 군 미필자다.
인천 아시안게임은 프로야구 선수들이 금메달을 통해 병역혜택을 노릴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당초 실력 위주의 선수선발을 선언했지만, 정작 명단을 보면 각 구단의 이해관계를 고려해 ‘병역 원정대’로 회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낳고 있다.
물론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도 대부분 10위권에 있는 선수들로 나름의 자격은 갖췄다. 하지만 온전히 실력 위주의 명단이라고 하기에는 선수나 포지션별로 기준이 지나치게 오락가락한다는 게 더 문제다.
현재 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해온 삼성 주전 3루수 박석민과 넥센 2루수 서건창, 두산 포수 양의지 등이 대거 탈락했다. 박석민은 손가락 부상 여파라는 이유가 있어 수긍이 되지만 서건창과 양의지 탈락은 이변으로 꼽힌다. 2차 엔트리 때부터 또 다른 공격형 유격수 안치홍을 제외해 말이 많았다.
서건창보다 개인기록이 떨어지는 두산 오재원이나 롯데 황재균, 넥센 김민성 등을 발탁하며 멀티포지션 능력의 차이를 명분으로 제시했지만, 이 기준으로 봤을 때 류 감독의 소속팀 선수이자 유격수 전문인 삼성 김상수의 선발은 일관성이 떨어져 보인다. 반면 리그에서도 인상적이지 못한 포수 강민호나 마무리 임창용에게는 경험이 풍부하다는 잣대를 들이댔다.
물론 고심의 흔적은 엿보인다. 소속팀 선수 중 최종엔트리 선발이 유력했던 박석민이나 우완투수 윤성환을 제외한 것은 일부에서 지적한 의리선발 논란과는 나름 거리를 뒀다. 류중일 감독은 “팀별 안배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선수선발의 공정성을 거듭 강조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당시 한국은 미필자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가 비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과 대만 등에 참패하는 수모를 겪은 바 있다. 안방서 열리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프로 1진으로 구성된 한국의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류중일 감독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최종엔트리를 둘러싼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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